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이 20일 오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불성실한 답변 태도를 보이다 이에 항의하는 여·야 의원들이 퇴장해버리자 팔짱을 낀 채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다. 정장선 지경위원장은 이날 국정감사를 중단하고 임 사장과 한국전기안공사 직원들을 국감장에서 내보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본인 자서전 회삿돈 구입·기자간담회에 5천만원 사용 드러나
3선 국회의원 출신…공천 탈락 뒤 낙하산 임명
지식경제위 국감 중단 “기업홍보 빙자 정치활동”
* 임인배 : 전기안전공사 사장
3선 국회의원 출신…공천 탈락 뒤 낙하산 임명
지식경제위 국감 중단 “기업홍보 빙자 정치활동”
* 임인배 : 전기안전공사 사장
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이 취임 뒤 10개월 동안 이틀에 한 번꼴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50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들이고, 공사 예산으로 자신의 자서전 500만원어치를 사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임 사장은 지난해 한나라당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한 이후 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전형적 낙하산 인사로, 기업 홍보를 앞세워 자신을 위한 정치활동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최철국 의원(민주당)은 20일 전기안전공사 국정감사에 앞서 발표한 자료에서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올해 7월까지 임인배 사장이 개최한 기자간담회가 무려 143차례”라며 “홍보비 및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쓴 기자간담회 비용이 48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월평균 14차례, 하루 걸러 한 번꼴로 기자간담회를 연 셈이다. 특히 2월5일부터 3월31일까지는 ‘해빙기 전기사용요령 보도 의뢰’ 등 특별한 보도 가치가 없는 사안으로 46번이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또 임 사장이 <위기 때는 1초 경영을 펼쳐라>라는 자서전을 낸 뒤 공사는 ‘시이오(CEO) 1초 경영소개 보도 의뢰’를 명목으로 5~6월 사이에 22차례 간담회를 여는 등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를 개인적 홍보 창구로 활용했다. 임 사장은 공사 예산 540만원을 들여 이 자서전을 500권이나 구매하도록 지시한 것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기업 홍보를 빙자한 정치활동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임 사장은 15~17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으로,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김천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0월 전기안전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임 사장의 ‘수상한’ 경영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 의원은 같은 자료에서 “공사가 두 차례에 걸쳐 4340만원을 들여 직원 및 가족들을 대상으로 관람하도록 했는데, 알고 보니 임 사장이 고문으로 있거나 개인적 친분관계가 있는 문화단체의 공연이었다”고 따졌다. 지난 4월 공사 직원 및 가족들이 관람한 ‘오케스트라 아리랑 연주회’는 임 사장이 고문으로 있는 아리랑 오페라단의 공연이었다는 것이다. 임 사장은 이날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황당한 답변으로 일관하다 국정감사장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주승용 의원(민주당)이 ‘감전사고 현황’에 대한 자료 협조를 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임 사장은 “사장이라고 다 아는 것은 아니다. 담당한테 물어보라”고 답변하는가 하면, “전기안전공사는 ‘신이 버린 직장’… 나중에 사장 한번 해봐라, 정말 눈물 날 정도로 힘들다”는 등 스스로 공사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이런 임 사장의 발언 태도에 격분해, 공사에 대한 국감을 아예 중단해 버렸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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