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명품도시 만들겠다” 참여 촉구
재계 “아직은…” 만찬뒤 기류 변화도
재계 “아직은…” 만찬뒤 기류 변화도
정운찬 총리와 재계 총수들과의 ‘첫 만남’의 화두는 단연 세종시였다. 정 총리는 ”세종시를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며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지만, 총수들은 대부분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총리와 재계 회장 만찬에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허창수 지에스(GS)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강덕수 에스티엑스(STX) 회장 등 주요 그룹 회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기자들의 질문도 대부분 세종시에 일부 계열사나 공장을 이전할 계획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정몽구 회장은 세종시에 연구소를 이전하거나 신설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연구시설은 충분하다”며 “(이전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을 못 해봤다”고 대답했다. 박용현 회장은 “검토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준양 회장도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고 대답했고, 최태원 회장은 “(무슨 이야기를 하나) 들어보러 왔다”고 말했다.
두 시간가량 진행된 만찬에서 세종시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경련 관계자는 전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는 자족 기능을 보완해서 명품도시로 만들겠다. 세종시가 균형발전의 단초가 되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고, 이에 회장단은 “세종시가 제대로 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세종시에만 지나치게 많은 지원이 집중돼서 다른 곳에서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답했다.
하지만 만찬 뒤 일부 기류 변화도 있었다. 정몽구 회장은 만찬이 끝난 뒤 세종시 이전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긍정적으로 가도록 해야지”라고 대답했다. 두산그룹 쪽도 “(검토한 바 없다는 회장의 발언은)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나, 아직은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라고 부연 설명했다. 정부의 강력한 요청을 마냥 거절만 하기는 힘들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날 만찬에서는 세종시 문제 외에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대한 산업계의 적극적인 협조 요청 등의 대화가 오갔다.
이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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