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 간담회…정부, 47개 지방지에 홍보광고
이명박 대통령이 7일 세종시 수정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지역 신문 및 민영방송의 편집·보도국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세종시 수정,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언론에서는, 또 지방지에서는 지역 사람들이 좀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보다는 더 선정적으로, 감성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보면서 걱정스럽게 생각했다. 과연 이것이 옳은 길인가, 이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백년대계에 관련된 것은 감성적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며 “이 문제야말로 우리 모두 냉철하게 한걸음 물러서서 무엇이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역의 사정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 있지만 언론 본연의 자세는 무엇이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을 선도할 책임도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며 “자국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세계 모든 언론들의 보도 경향을 보면 ‘배울 것이 많이 있다’는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지역언론 간담회를 비롯해 정부는 ‘지역언론 달래기’에 전방위적으로 나섰다. 국무총리실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세종시 정부지원협의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7일치 충청권 지방일간지 14곳과 전국 지방일간지 33곳 등 지방지 47곳의 1면 5단(3분의 1)을 할애해 세종시 광고를 냈다. 지난 3일에도 행정도시건설청이 독자적으로 충청권 지방신문 14곳에 같은 내용의 광고를 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국무총리실에서 전국 지방지에 광고를 실었다.
강병국 행복도시건설청 대변인은 “세종시 수정으로 지역 현안 사업이 흔들릴 것을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달래려고 광고를 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은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는 지역 여론을 정부가 돈으로 길들이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 회원 등 800여명은 7일 오후 대전 충남도청 앞에서 ‘행정도시 원안사수’를 촉구하는 집회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충남도의원 38명 가운데 34명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연기 청주/송인걸 오윤주, 황준범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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