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국회 예산결산특위 민주당 간사(위원장석에 앉은 이) 등 민주당 의원들이 17일 오전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석을 점거하자 한나라당 소속의 심재철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앞줄 맨 왼쪽)이 자신의 자리에 앉으려고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위원장석 바로 아래에는 ‘4대강 공사 즉각 중단’이라고 적힌 펼침막이 걸려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4대강 예산안’ 대치 정국
‘싸우고 말리고 외면하고….’ 4대강 예산을 둘러싼 17일 정치권 풍경이다. 국회에선 대치와 타협이 교차했다. 몸싸움도 있었지만 모처럼 중재안도 나왔다. ‘대통령 프로젝트’로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청와대는 남의 집 불구경하듯 했다.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구성놓고 충돌
17일 오전 9시35분, 국회 본관 2층 예산결산특위 회의장의 문이 열리자마자 민주당 의원 40여명이 회의장으로 뛰어들어가 위원장석을 점거했다.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이 이들을 끌어내려고 하면서 한때 몸싸움도 벌어졌다.
의장석에 앉은 이시종 민주당 예결위 간사는 “청와대의 뜻이 밝혀질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며 “4대강 예산에 대한 정부와 한나라당의 입장 표명 없이는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기갑 대표 등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예결위 농성에 합류했다.
이어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세균 대표는 “한나라당이 청와대 지시대로 하수인 노릇을 해 국회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마음을 바꿔야 한다”며 “제1 야당으로서 당연히 가야 할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밤늦도록 예결위장에서 농성했다.
그러나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민주당이 그야말로 ‘폭력, 농성, 점거 전문당’이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을 짓을 하고 있다”며 “일단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여야 중진12명 “보 숫자 등 조정” 촉구 여야 중진 의원 12명이 정국 최대 쟁점인 4대강 예산의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자리를 같이했다. 17일 아침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이들은 4대강 사업은 살려나가되 대운하로 오해받을 수 있는 사업은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을 여야 지도부에 촉구하기로 했다.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은 모임 뒤 “국회가 연말만 되면 파행으로 치닫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에서 대타협이 이뤄지도록 조정안을 냈다”며 “대운하로 오해받을 수 있는 보의 개수와 높이, 준설량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도록 여야 지도부에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장선 민주당 의원도 “이번 국회가 대화도 못하고 파행으로 끝나면 국회 존립의 의미 자체가 없어져 어떻게든 대화를 통해 풀자는 게 (모임의) 취지였다”고 말했다. 권선택 자유선진당 의원은 “(이 조정안이) 국회를 정상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 김무성, 권영세, 이한구(이상 한나라당), 원혜영, 김효석, 김부겸, 김성순, 정범구(이상 민주당), 이용경(창조한국당) 의원이 참석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이동관 수석 “예산문제 여야가 처리” “대통령이 정파의 수장은 아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17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동’에 대해 “기본적으로 예산 문제는 여야 간에 할 이야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G20(주요 20개국 회의)이나 남북관계 등 국가적 의제를 가지고 만나서 이야기하면 몰라도 여야 간의 현안은 대통령 앞에서 할 이야기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 수석은 회동 시기와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이) 코펜하겐을 다녀온 뒤인 다음주가 돼야 다시 검토할 수 있을 텐데 그러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조기 성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도 “여야 중진들이 만나 예산 해법을 찾는 등 다각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예산이 의제가 되면 만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이 직계의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 의제인 4대강 예산에 관한 해법은 결국 청와대와 여당 대표, 원내대표가 조율하는 것인데, 여당 대표의 절충 노력마저 거부하면 도대체 어쩌자는 것이냐”고 안타까워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그러나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민주당이 그야말로 ‘폭력, 농성, 점거 전문당’이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을 짓을 하고 있다”며 “일단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여야 중진12명 “보 숫자 등 조정” 촉구 여야 중진 의원 12명이 정국 최대 쟁점인 4대강 예산의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자리를 같이했다. 17일 아침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이들은 4대강 사업은 살려나가되 대운하로 오해받을 수 있는 사업은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을 여야 지도부에 촉구하기로 했다.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은 모임 뒤 “국회가 연말만 되면 파행으로 치닫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에서 대타협이 이뤄지도록 조정안을 냈다”며 “대운하로 오해받을 수 있는 보의 개수와 높이, 준설량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도록 여야 지도부에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장선 민주당 의원도 “이번 국회가 대화도 못하고 파행으로 끝나면 국회 존립의 의미 자체가 없어져 어떻게든 대화를 통해 풀자는 게 (모임의) 취지였다”고 말했다. 권선택 자유선진당 의원은 “(이 조정안이) 국회를 정상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 김무성, 권영세, 이한구(이상 한나라당), 원혜영, 김효석, 김부겸, 김성순, 정범구(이상 민주당), 이용경(창조한국당) 의원이 참석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이동관 수석 “예산문제 여야가 처리” “대통령이 정파의 수장은 아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17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제안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동’에 대해 “기본적으로 예산 문제는 여야 간에 할 이야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G20(주요 20개국 회의)이나 남북관계 등 국가적 의제를 가지고 만나서 이야기하면 몰라도 여야 간의 현안은 대통령 앞에서 할 이야기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 수석은 회동 시기와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이) 코펜하겐을 다녀온 뒤인 다음주가 돼야 다시 검토할 수 있을 텐데 그러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조기 성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도 “여야 중진들이 만나 예산 해법을 찾는 등 다각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예산이 의제가 되면 만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이 직계의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 의제인 4대강 예산에 관한 해법은 결국 청와대와 여당 대표, 원내대표가 조율하는 것인데, 여당 대표의 절충 노력마저 거부하면 도대체 어쩌자는 것이냐”고 안타까워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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