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 정치]
계파극복 기치 건 한나라당 ‘통합과 실용’ 모임
친이계 핵심의원들 포진…‘안티 오세훈’ 성격도
계파극복 기치 건 한나라당 ‘통합과 실용’ 모임
친이계 핵심의원들 포진…‘안티 오세훈’ 성격도
세종시 수정을 놓고 한나라당 친이-친박 계파간 설전이 한창이던 지난 10일, 계파정치 극복과 국민통합을 내건 중도모임이 조용히 첫발을 내딛었다. 정식명칭은 ‘통합과 실용’이지만, 의원들 사이에선 ‘계뚫모임’으로 통한다. “계파를 뚫어 ‘하이킥’한 뒤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취지에서 지은 별칭이다. 회원은 권영세, 김기현, 김정권, 나경원, 남경필, 원희룡, 정두언, 정진석, 정태근, 진수희 의원 등이다. 모임을 제안한 남경필 의원은 “보수에 기반을 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제왕적 총재보다 더하다”(정두언), “오만한 해당행위”(정태근)라고 비판해, 논쟁의 불을 지핀 친이 쪽 핵심 의원들이 모임에 포진해 있다. 또 이재오 전 의원의 최측근인 진수희 의원도 회원이다. 계파 이해관계를 넘지 못한 기존 모임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내는 ‘정책모임’이라기보단 차기 주자들의 ‘세력화’ 모임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서울시장 후보군에 거론되는 권영세·나경원·원희룡·정두언 의원이 모두 계뚫모임 회원이다. ‘반 오세훈 연합전선’인 셈이다. 또, 남 의원은 당권에 도전할 생각이 강하다. 회원들이 지방선거와 전당대회 등 주요 국면을 맞아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모임의 한 관계자는 “계파의 한계가 작용할 수도 있지만, 공통점은 이들 모두 ‘2012년 이후’를 바라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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