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폐기” “4대강 속도조절” 요구 봇물
6·2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의 진로 모색을 위해 7일 소집된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세종시 수정, 4대강 공사 강행 등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식 독선과 인사 편중, 대기업 중심의 성장 일변도 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친박계 일부 의원들은 “대통령 말고는 다 바꿔야 한다”며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의 전면 쇄신’을 요구했다.
구상찬 의원은 “청와대 참모부터 개혁해야 한다. 청와대는 대통령 말고는 다 바꾸고, (정부도) 전면 개각해야 한다”며 대대적인 문책 인사를 요구했다. 이성헌 의원도 “당·정·청 쇄신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당·정·청을 즉각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병수 의원은 “지난 대선 때 국민들은 일 잘하는 이명박 정부를 선택했는데, 경제성장이 대기업 위주로 돼 국민이 실망했고, 대기업을 위한 정부라 생각한다”며 “이명박 정부 2년을 독선과 오만으로 받아들였다”고 진단했다. 서 의원은 “4대강도 준설을 통해 하상을 낮추는 것에 반대하는 주민은 없지만, 경제가 어려운데 왜 단기간에 끝내려 하는가 생각한다. 세종시도 국민의 마음을 다치게 한 전형적 정책이다”라고 비판하며 “세종시 수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기준 의원도 “국민들이 4대강(사업)에 찬성하지만, 사업 규모나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일자리 창출이 안 되는 성장도 문제가 많았다”고 비판했다.
친이명박계인 강승규 의원조차 “이번 (선거의) 패인은 양극화와 세대 갈등에 있다”고 짚은 뒤 “보수적 가치인 성장과 안정만으로는 안 된다. 성장의 열매가 저소득층과 서민에게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대기업 중심의 성장 일변도 정책에 대한 방향 전환을 요구했다. 김성태 의원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사회성을 상실한 것으로 국민에게 비치고 있다. 사회의 기강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 등 분출구가 막혀 불만이 누적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해걸 의원은 “젊은층이 전쟁 가능성을 걱정하는 바람에 우리 당이 손해를 봤다. 유연한 대북정책도 필요하다”며 대북정책의 기조 전환을 주문했다. 황영철 의원도 “청와대가 변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종구 의원은 “이명박 정부 집권 후에 호남 사람들이 축출됐다. 2년 지나면서 이것이 더 심화됐고, 정부기관에 청와대 낙하산이 내려와 호남·충청 사람을 밀어냈다”며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인사·정보 라인, 영남 독주의 당·정·청 인사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미경·진성호 의원 등은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편승했다가, 선거에 패했다고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공당의 태도가 아니다”라며 청와대 쇄신론을 차단하려 했다. 이에 중립 성향의 김성식 의원은 “국민이 (여권에) 분노한 게 사실이고, 청와대와 정부에 혁신을 주문하는 것은 당의 기본적 역할”이라며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게 한 사람, 김제동씨를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한 사람을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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