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지사
팔당상수원 보호운동 비하…경기도 “사실 확인해봐야”
천주교계가 김문수 경기지사의 천주교 사제 비난성 발언에 대해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천주교계와 김 지사가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천주교연대) 조해붕 상임대표는 2일 오전과 오후 수원시 경기도청 앞과 국회 브리핑룸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6월30일치 <경기일보> 기사를 보면, 김 지사는 지난달 29일 경기도 실·국장 회의에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유기농가들과 천주교계에 대해 ‘(유기농민들이) 남의 물통에서 농사짓고 있다. (천주교 사제들이) 물통 안에서 기도를 한다고 하는데 무엇을 기도하는지 모르겠다’고 발언했다”며 “천주교 신자로서 사제를 모독하고, 유기농업을 매도한 김 지사는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천주교연대 집행위원장 서상진 신부는 이날 공개질의서에서 “수도권 2500만 시민의 식수원으로 생명의 젖줄인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을 ‘물통’이라고 표현한 것은 김 지사의 환경과 생태, 유기농에 대한 무지와 천박한 인식을 잘 보여준다”며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히 하고 전문가와 지역민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할 거대 국책사업을 이렇게 인식한다면 이는 1000만 도민을 불행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천주교연대는 “‘모세’라는 세례명을 가진 김 지사가 한국 천주교회의 대표인 주교들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가르침을 무시하며, 심지어 ‘물통 안에서 무엇을 기도하는지 모르겠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는 한국 천주교회에 대한 매우 심각한 도전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천주교연대는 △반교회적 행위에 대한 김 지사의 공개 사과 △모든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현장 공개 토론회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손원희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신문에 실린 표현이 실제 발언 내용과 다른 부분이 많아 현재 대책을 논의중이다”라고 밝혔다. 손 실장은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다르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천주교계는 지난 3월12일 주교단의 4대강 사업 반대 공식발표에 이어 지난달 14일 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와 수원교구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 최덕기 주교의 집전으로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유기농지 보존을 촉구하는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했다. 또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유기농단지에서 136일째 생명평화미사를 진행중이며, 지난달 10일부터 경기도청 앞에서 매일 사제 릴레이기도회를 열고 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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