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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인철 비서관, 국책은행·기업에 외압 의혹

등록 2010-07-08 19:24수정 2010-07-14 14:13

우리·기업·산은·케이티·포스코 CEO 불러 매달 회동
“선진연대 인사가 임원 맡고있는 협회 후원요청” 증언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외곽지원 조직이던 ‘선진국민연대’의 대변인을 지낸 정인철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이 국책은행장과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매달 한차례씩 불러 모임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파문이 일고 있다. 금융이나 경제정책 업무와 관련없는 청와대 비서관이 이런 모임을 만든 것에 대해 월권이라는 지적과 함께 은행장, 민간기업 시이오와의 모임을 인사 개입 및 민원 해결의 창구로 활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 모임에 참석한 한 은행장은 8일 “청와대 쪽에서 연락이 와 1년 전부터 매달 저녁 식사 모임을 했다”며 “청와대 정 비서관과 은행장·기업 최고경영자 등 5~6명이 참석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현안에 대한 정보를 교류했고, 영업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흔쾌히 나갔다”며 “청와대 쪽에서 압력이나 부탁은 없었고, 우리 쪽에서 애로사항을 전달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이 모임에는 윤용로 기업은행장, 민유성 산업은행장 등 국책은행장과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은행의 이종휘 행장, 이석채 케이티(KT)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이 단골로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석자들은 주로 경영현안에 대한 얘기가 많이 오가는 자리였다고 말했지만, 선진국민연대 출신 인사들에 대한 지원 민원을 해결하는 창구로 활용된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정 비서관은 이 모임을 통해 선진연대 사무총장을 지낸 유선기 선진국민정책연구원 이사장이 부회장으로 있는 한국콘텐츠산업협회에 대한 후원을 요청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 참석자는 “정 비서관이 공개적인 자리가 아니라 간접적으로 유 이사장을 거론하며 ‘찾아가면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실제로 콘텐츠산업협회 행사에 기업별로 수천만원에서 1억원대의 지원이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유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정 비서관이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에는 그를 만난 적이 없고, 모임에서 나를 도와주라고 했는지도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콘텐츠산업협회는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조사 연구와 제작 지원 등의 목적으로 지난 2008년 설립된 단체로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유 이사장은 “한국콘텐츠산업협회의 무보수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데, 협회 사무처에서 후원 요청을 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다”며 “손 회장 명의의 공문을 보내고 몇몇 은행이나 기업을 찾아가 수천만원 정도씩의 후원금을 받은 적은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콘텐츠산업협회의 누리집(www.kocia.or.kr)을 보면, 지난해 12월 열렸던 글로벌콘텐츠포럼에 케이티, 포스코,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정 비서관이 주도한 모임에 참석한 기업과 은행을 비롯해 에스케이텔레콤(SKT), 한전, 국민은행 등이 후원을 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의 모든 일을 기획하고 조정하는 기획관리비서관이 은행장이나 기업 시이오를 만났다는 사실만 갖고 문제제기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본다”며 “다만 압력이나 청탁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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