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박차장이 결단 안내리면 개각서 배제될수도”
‘국정농단’ 3인방 퇴진 가닥…“사퇴설 사실 무근”
‘국정농단’ 3인방 퇴진 가닥…“사퇴설 사실 무근”
비선조직 권력전횡 의혹의 핵심 인물로 여야 정치권이 지목해온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이 사퇴하는 쪽으로 여권 핵심부의 가닥이 잡힌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공기업·금융계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정인철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은 이날 자진 사퇴했다. 앞서 지난 11일 사퇴한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까지 포함해, 권력전횡 논란에 오른 ‘3인방’이 공직에서 일제히 물러나는 흐름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박 차장의 거취와 관련해 “어떤 형식으로든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며 “박 차장이 자진 사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진 사퇴가 아닐 경우, 이르면 이달 하순께 단행될 개각 등에서 자연스럽게 공직에서 배제되는 형식이 될 수도 있다고 다른 관계자가 전했다. 박 차장은 이날 밤 측근을 통해 “청와대에서 누가 그런 말을 하는지 몰라도 공세거나 잘못된 정보일 뿐”이라며 사퇴설을 부인했다.
정 비서관은 이날 오후 ‘이 자리를 물러나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할 말은 많지만 제 가슴에 묻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더 이상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흘러내리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오늘 이 자리를 물러납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 지지 조직인 선진국민연대 대변인을 지낸 정 비서관은 인수위 전문위원을 거쳐 박 차장이 2008년 청와대에서 물러난 뒤 후임 청와대 비서관으로 임명됐다.
앞서 전당대회에 출마한 정두언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태의 본질은 청와대와 정부 내 비선조직 존재와 불법 행위이고, 측근의 부당한 인사개입”이라며 “이를 권력투쟁으로 모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운찬 총리는 이날 총리실 간부들과의 티타임에서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해 “내가 부임하기 전이지만 불미스러운 사안이 벌어져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이번처럼 법과 제도상 주어진 권한 이상을 행사하는 것은 큰 문제로, 철저한 조사와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준범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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