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
이재오, 은평을 당선…친이 ‘군기반장’ 전망
차기 대선 영향력 행사 등 나설땐 ‘지각변동’
차기 대선 영향력 행사 등 나설땐 ‘지각변동’
‘엠비의 남자’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국회로 돌아왔다. 2008년 4월 제18대 총선에서 ‘4대강 심판’을 전면에 내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에게 참패한 뒤 시작된 2년3개월 동안의 정치적 유랑도 끝이 났다.
총선 패배 뒤 쫓기듯 미국으로 내몰린 그는 2009년 3월 귀국 직후 한나라당 복귀를 강하게 희망했다. 그러나 “사냥개는 필요치 않다”(권영세 전 사무총장)는 말로 대표되는 여당 내부의 반발에 정치 일선에 서지 못한 그는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와신상담하며 설욕을 별러왔다.
그는 특히 7·28 재보선 최대 승부처인 서울 은평을에서 한나라당의 지원을 거부한 채 ‘나홀로 선거전’을 통해 ‘야권 단일화’를 이룬 장상 민주당 후보를 꺾고 4선의 고지를 달성했다. 이로써 개인의 명예회복을 넘어 정치적 위상이 한층 공고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뒤 “은평구민의 위대한 승리”라면서도 “6·2 지방선거로 참패한 집권여당이 다시 힘을 내서 국민들의 요구를 잘 받아들여 안정감 있게 국정을 이끌어달라는 뜻으로 본다”고 의미를 적극 해석했다.
그의 복귀로 여권 내 세력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을 도와 2007년 대선에서 정권 창출에 성공한 ‘창업공신’으로 박근혜 전 대표와 대척점에 섰던 그가 당에 복귀함에 따라 여권 내부의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전 위원장은 당장 이상득 의원의 ‘이선 후퇴’ 선언 이후 뚜렷한 구심점이 없이 각개약진하는 친이계의 중심축 구실을 할 가능성이 높다. 친이직계인 수도권 한 재선의원은 “이 전 위원장은 뿔뿔이 흩어져 각축을 벌이는 친이계 안에서 힘있는 군기반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곧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이명박 정부의 하반기 국정운영에도 그의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그에 대한 적절한 예우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사석에서 이 전 위원장에게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겨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친이계 일각에서도 이 전 위원장이 사실상 이재오계로 분류되는 안상수 대표의 뒤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이른바 ‘수렴청정’ 논란이 일 수 있는 만큼 합당한 역할을 줘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반발 기류도 만만치 않다. 한 최고위원은 “자력으로 들어와야지,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는 건 비겁하다”고 말했다. 친박계 한 의원도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친이계인데, 이 전 위원장까지 들어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가 개헌을 주도하거나 2012년 대선을 앞둔 권력 재편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할 경우 친이-친박 계파 갈등이 전면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이 전 위원장은 큰 꿈을 꾸고 있다. 본인이 직접 대선에 도전하거나, 친이계의 차기 주자를 만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한 의원은 “이 전 위원장이 개헌을 화두로 박 전 대표를 흔들려 하거나, 다음 대선에 직접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면 당내 상황은 아주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당내 우려를 의식한 듯 당내 역할과 관련해 “앞으로 국회에 가서 많은 동지들과 토론해 정리해도 늦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그러나 반발 기류도 만만치 않다. 한 최고위원은 “자력으로 들어와야지,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는 건 비겁하다”고 말했다. 친박계 한 의원도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친이계인데, 이 전 위원장까지 들어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가 개헌을 주도하거나 2012년 대선을 앞둔 권력 재편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할 경우 친이-친박 계파 갈등이 전면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이 전 위원장은 큰 꿈을 꾸고 있다. 본인이 직접 대선에 도전하거나, 친이계의 차기 주자를 만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한 의원은 “이 전 위원장이 개헌을 화두로 박 전 대표를 흔들려 하거나, 다음 대선에 직접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면 당내 상황은 아주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당내 우려를 의식한 듯 당내 역할과 관련해 “앞으로 국회에 가서 많은 동지들과 토론해 정리해도 늦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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