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일본, 한-일협정 관련문서 어떻게 할까

등록 2005-01-18 18:24수정 2005-01-18 18:24

재협상 주장 우려 공개 안할 듯

한국 정부의 한·일협정 관련문서 공개에 자극받아 일본 정부도 문서공개에 나설 것인가? 현재로선 회의적 관측이 훨씬 우세하다.

야치 쇼타로 외무성 사무차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정보공개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전제하면서 “(30년이 지난 외교문서는 원칙적으로 공개한다는) ‘30년 규정’이나 그밖의 기준에 따라 검토한 뒤 공개할 수 있는 것은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에서도 가능한 범위 안에서 외교문서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검토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이런 보도와 달리 한·일협정 관련문서의 공개 주체인 일본 외무성은 기존의 방침에서 전혀 달라진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토 나오키 동북아과장은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한 뒤 “기존의 공개 원칙을 그대로 얘기한 것일 뿐 새롭게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도쿄의 한 외교 소식통도 야치 차관의 발언은 원칙론에 지나지 않는다며, 한국 정부도 어쩔 수 없어 한·일협정 관련 문서를 공개했는데 일본 정부가 나서서 공개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묘한 외교문서의 공개는 어느 나라에서든 외부의 압력없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일본에선 공개를 압박하는 세력이 없기 때문에 일본 정부로선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일본 정부로선 여전히 문서공개를 계기로 식민지지배 보상문제가 다시 부상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에 공개된 문서가 경제협력 등 큰 가닥이 잡힌 뒤의 협상과정을 담은 것이어서 한-일관계와 북-일교섭에 끼칠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면서, 한국 정부가 과거청산을 앞세워 관련문서의 전면적 공개로 나아가는 데 대해선 신중한 자세를 촉구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의 한 소식통은 “재산청구권과 개인보상 등을 유보해 전후보상을 사실상 모호하게 해놓고 경제협력이라는 얼마 되지 않는 돈으로 끝낸 청구권 교섭의 과정이 공개되면 큰 일”이라며 “극단적으로 한국 안에서 재협상 주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또 한국에서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 북한이 이를 수교교섭에서 활용하거나, 2002년 평양선언을 통해 합의된 경제협력 방식의 재검토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1976년부터 30년 규정을 적용해오고 있지만 조금이라도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문서는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01년 시행된 정보공개법에서도 공개거부의 사유를 일본의 안전이나 다른 나라와의 신뢰관계 훼손, 대외교섭상 불이익 방지 등으로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외무성은 2003년 말까지 4115건의 공개청구가 제기돼 3275건에 대해 결정이 나왔으며, 15.3%인 501건에 대해선 문서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오빠 고마워” 국힘 대변인 결혼 20주년 소회에 지지자들 ‘욕설’ 1.

“오빠 고마워” 국힘 대변인 결혼 20주년 소회에 지지자들 ‘욕설’

합참 “‘한국군 무인기 잔해 발견’ 북한 주장, 확인해줄 수 없다” 2.

합참 “‘한국군 무인기 잔해 발견’ 북한 주장, 확인해줄 수 없다”

북한 “평양서 발견한 한국군 무인기 잔해” 주장 사진 공개 3.

북한 “평양서 발견한 한국군 무인기 잔해” 주장 사진 공개

“대통령 부부와 대화 캡처 2천장”…용산 해명 뒤집는 명태균 폭로전 4.

“대통령 부부와 대화 캡처 2천장”…용산 해명 뒤집는 명태균 폭로전

의혹 쓰나미 ‘명태균 게이트’...“용산, 수습 불가능 무방비 상태” [공덕포차] 5.

의혹 쓰나미 ‘명태균 게이트’...“용산, 수습 불가능 무방비 상태” [공덕포차]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