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특채’ 유명환, 강의 핑계로 국정감사 불참

딸 특채 파동으로 사임한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일본에서의 강의 일정을 이유로 4일 열리는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정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유명환 전 장관은 국회에 보낸 불출석 사유서에서 이달 중순부터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아시아문제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한반도 정세를 연구하게 됐으며, 이에 앞서 오는 4∼5일 야치 쇼타로 전 일본 외무차관의 초청으로 일본에서 도쿄대, 게이오대, 와세다대 대학원생들에게 한-일 관계에 대해 강의하는 일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또 “지난달 8일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본인으로서는 심리적 충격으로 인한 건강상 문제 등 여러가지 사정상 일정기간 국외에 체류하는 것이 합당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 전 장관이 일본에서의 강의 일정을 이유로 여야가 증인으로 합의한 국감에 불참한다는소식이 알려지자, 외교부 직원들은 외부에 ‘도피성 외유’로 비쳐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외교부의 한 직원은 “유 장관의 불출석으로 비겁하다는 여론까지 일어나면 외교부를 두번 죽이는 꼴”이라며 “2년 넘게 외교부 수장을 지낸 인물로서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모든 걸 떠안고 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자녀들의 외교부 입부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돼, 유 전 장관과 함께 4일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유종하 대한적십자총재와 전윤철 전 감사원장도 국감에 출석하지 않는다. 유종하 총재는 국제적십자연맹이 주최하는 4개국 회의(3∼6일) 참석하기 위해 지난 1일 아이티로 출국했다. 적십자사관계자는 “특채 파동이 있기 전에 참석이 확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신병치료를 이유로 국감 불출석 사유서를 냈으며,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