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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초과달성 버릇과 장하준 돌풍

등록 2010-11-19 17:18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뛰고 있는 우리 선수들이 예상을 훨씬 웃도는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금메달 37개를 포함해 109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아시안게임 개막 1주일만에 벌써 목표치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오늘은 메달 행진에 더욱 속도가 붙을 듯합니다. 야구 결승전이 있고, 드디어 역도의 장미란 선수가 등장합니다. 펜싱과 태권도, 조정, 정구 등에서도 잇단 메달 소식이 예상됩니다. 한국이 절대강자로 군림하는 양궁도 시작됐습니다.

41개 종목에 1013명이 출전한 우리 선수단의 애초 목표는 금메달 65개입니다. 하지만 지금 추세라면 목표 달성은 ‘따놓은 당상’이고 이제부턴 몇% 초과달성이냐가 주된 관심사일 듯합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은 이런 분위기에 고무돼 “애초 금메달 65개 이상이 목표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70개 정도로 봤는데 이젠 목표를 좀더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는군요.

‘목표 초과 달성’을 얘기하자면 이명박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초과 달성’은 기업인 시절부터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지요. 이 대통령은 한국선수단이 광저우로 떠나기 전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금메달) 65개라는 목표가 있지만 더 많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늘 초과달성을 잘 한다. 모든 목표에서 초과달성하는 게 버릇이 돼 있다.”

그래서인가요. 이 대통령의 최대 역점사업인 4대강 사업 공사진척률도 초과달성입니다. 올해 연말까지 60%를 달성하게 돼 있지만 벌써 60%가 넘었다고 합니다.

목표를 향해 무한질주를 하려면 속도전에 방해가 되는 것들을 떨궈내야겠지요. 문화재나 불법 폐기물 처리 등의 문제를 들어 4대강 사업조정 협의를 요청한 경남도는 바로 그런 이유로 사업대열에서 강제로 축출당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서점가에 장하준 돌풍이 불고 있습니다. 영국 캠브리지대 경제학 교수인 그가 최근에 낸 저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판매량이 출간 20일만에 10만부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약육강식의 무한경쟁 시스템을 비판하는 그의 목소리가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한층 심해진 우리 사회의 양극화에 지친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이은 인문학 서적 열풍에 출판계도 놀라워하고 있습니다.

속도전 대열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헛헛한 마음이 만들어내는 바람이 서점가에서만 그칠지, 서점 밖으로 뛰쳐나올지 두고볼 일입니다.

곽노필 편집국 부국장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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