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수 의원
“평화 용기 보여줘” vs “북한으로 떠나라” 의견 팽팽
‘결의안 반대’ 선언에 한나라당 의원들 “빨갱이” 비난
‘결의안 반대’ 선언에 한나라당 의원들 “빨갱이” 비난
국회의 대북 규탄결의안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가 지지와 비난의 포화에 휩싸였다.
조 대표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북한을 규탄하더라도 우리 국회는 항구적으로 평화 체제를 어떻게 건설할 지 분명하게 입장을 담아야 한다”며 이를 위한 실현 방안도 결의문에 넣을 것을 주장했다. 그의 결의안 반대 선언에 한나다당 의원들 사이에선 “빨갱이”라는 외침이 터져나왔다. 국회는 이날 연평도 포격을 무력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북한에 사죄를 요구하는 ‘북한의 무력도발행위 규탄결의안’을 찬성 261명, 반대 1명, 기권 9명으로 통과시켰다.
조 의원이 대북 규탄결의안 채택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선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다. 트위터와 블로그에 글을 올린 일부 누리꾼들은 “전쟁을 결정하기는 쉽지만 평화를 지키는 데는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며 “오늘 진보신당은 그 용기를 보여줬다”고 조 의원을 지지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조승수 같은 의원도 있어야 나중에 대화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고 적었다. “반전시위라도 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당신의 한 표가 희망” “조승수의 정치인생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글도 잇따랐다.
조 의원을 비판하는 주장도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없다”며 조 의원을 질타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조승수의원 같은 사람들로 득실거린다면 북한에 먹히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조 의원의 행위를 “평화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민간인이 죽었는데 결의안에 반대하다니 당신이 혈세를 먹고 사는 게 분하다”며 “조 의원은 북한으로 떠나라”고 썼다.
기권표를 던진 민노당에 대해서도 지지와 비난이 엇갈렸다. 북한의 ‘3대 세습’은 북한 내부의 문제라는 입장을 보여 논란을 빚었던 민노당은 이번엔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강기갑 의원을 제외한 4명 모두 기권을 선택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조승수 의원이 ‘빨갱이’ 소리까지 들어가며 반대표를 던졌을 때, 정작 민노당 의원들은 기권했다”며 민노당을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수위가 약해서 불만족스럽다며 기권한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이 차라리 더 나아보인다”며 민노당을 비난했다. 민주당은 기권한 장세환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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