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 한겨레 탁기형
한경포럼서 “바람직 않은 방향으로 역할”
보편적 복지 논란 정치권엔 “이해 안돼”
보편적 복지 논란 정치권엔 “이해 안돼”
김황식 국무총리는 26일 “(지난 한 해 동안) 각종 사회적 이슈, 복지, 4대강, 세종시, 천안함 사건 등을 둘러싸고 논의가 많이 진행됐지만 지극히 비생산적, 비합리적, 소모적으로 진행돼 아쉽다”며 “이런 문제에 종교계 일부가 역할해서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됐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 특강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에 대해 4대종단 연대회의의 양재성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는 “4대강 반대운동은 천주교 주교회의, 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실행위원회, 조계종의 중앙종회, 원불교 교무 대다수 등 종교계 다수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며 “생명을 보전하고 지키는 자리에서 벌이는 활동을 ‘발목 잡기’로 폄하한 것은 종교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김 총리는 또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쟁이 격화되고 특히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정치권의 흐름에도 화살을 겨눴다. 그는 특히 무상급식 등을 둘러싼 복지 논쟁과 관련해 “선택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로 이름을 거창하게 붙여서 논쟁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며 “왜 논란이 되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 된다. 너무 심각하게 논의되는 것은 정치인들의 뜻에 따른 게 아니겠느냐”고 정치권을 비난했다.
김 총리는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피의사실이 외부에 노출되거나 속된 말로 언론을 통해 망신을 당하고 나중에 무혐의, 무죄가 되더라도 제대로 다뤄지지 않아 명예가 다 훼손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대책을 강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의 발언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특별한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니며 평소 총리의 소신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동안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행보를 해온 김 총리가 작심한 듯 주요 사회집단 비판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일부에선 ‘좀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라’는 대통령의 주문이 있었거나 총리로서의 위상을 확인하려는 본인의 의지가 실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손원제 남종영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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