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근혜대표가 윤광웅국방부장관의 해임건의안 등과 관련,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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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혁신안 맞서 “제2혁신안 만들자” 온라인 운동 나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팬클럽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가 당 혁신위원회(위원장 홍준표)를 “비열한 이명박 쿠데타군”이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혁신위가 최근 발표한 혁신안이 2006년 지방선거 이전 조기전당대회 실시와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뼈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사모의 이 주장은 당 혁신위의 구성과 혁신안에 대한 기본 이해도 없는 ‘헛발질’이라는 반박에 직면했다. 박사모는 28일 ‘범 박근혜 가족이여, 단결하라. 지금이 총합 연대할 때다’라는 성명을 통해 “쿠데타 군이 오고 있다. 정상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부하는 소수 세력이 이명박 대통령을 꿈꾸고 있다”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님에게 상대도 되지 않는 어거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선봉은 홍준표 의원과 그 주변에 포진한 일당”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혁신위원회는 △내년 지방선거 전(1~2월) 조기 전당대회 개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도입 △당권-대권분리(대선 출마자 선거일 1년6개월 전 지도부 사퇴) 등을 뼈대로 당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 혁신안은 여의도연구소의 ‘4·30 보궐선거 사조직 문건’ 유출과 맞물려 당내에서 행정수도법으로 빚어진 ‘친박-반박’ 갈등이 다시 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그들의 탱크가 우릴 짓이고 가지 않으면…” 비장감 드러내
박사모는 당 혁신위에 대해 “강력한 리더십으로 선거를 치러도 두 차례나 패했는데,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 당 대표를 무력화시키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당대표의 임기조차 보장하지 않으며, 국민 모두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 책임당원제는 자신들의 손으로 폐기했다”며 “박근혜님의 발목을 붙들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여 정권교체의 부푼 꿈을 좌절시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박사모는 “지금 쿠데타 군은 연막탄을 쏘면서 다가서고 있으나 우리는 맨 주먹뿐”이라며 “그들의 탱크가 우리를 짓이기고 지나가지 않으면 그들은 부교를 건널 수 없다”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박사모는 이어 “이제 주인의 권리를 행사하고 그동안 미뤄두었던 우리의 의무를 책임당원제란 형태로 쟁취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을 혁신하고 우리 범한나라 가족과 수많은 우리 민족이 바라는 정권교체를 2007년에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홍준표의 혁신안을 능가하는 혁신안을 내고, 한나라당 당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해할 아이디어와 역량을 총집결하자”며 ‘민족 한나라당 혁신위’ 구성을 제안했다.
박사모는 “‘범 박근혜 모임 사안별 연대’(http://cafe.daum.net/geunsamo21) 카페를 만들어 토론을 온라인으로 집결해 ‘민족 한나라당 혁신안’을 완성하자”고 촉구했다.
혁신위 쪽 “웬 헛발질?” 일축
박사모의 이같은 공격에 혁신위를 이끌고 있는 홍준표 의원 쪽은 “한마디로 대응할 가치도 없는 헛발질”이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실의 나경범 보좌관은 “혁신위를 ‘반박 쿠데타그룹’으로 규정하는 전제 자체가 틀렸다”며 “혁신위는 친박그룹을 포함한 당내 여러 성향의 연구모임 대표로 이뤄져 특정 정파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나 보좌관은 혁신안에 대해 “조기 전당대회가 열리더라도 대표로 출마할 사람이 누가 있느냐”며 “혁신안이 통과되면 가장 큰 혜택을 누리는 사람은 박근혜 대표일 것이고, 박 대표 체제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나라당 지도부는 혁신위가 제출한 당 혁신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으며, 곧 의원총회와 운영위원회를 열어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혁신안을 두고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친박-반박 그룹이 격렬하게 부닥칠 경우 혁신안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혁신위는 혁신안이 통과되면 당명 개정과 인재 혁신 등 2단계 당 혁신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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