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일간 ‘연합보’ 보도 “건설사 부도로 피해입어”
한국 정계인사가 대만에서 거액의 부동산 사기피해를 입었다고 처음 보도한 대만 일간지 〈연합보〉는 1일 한국의 도박업자들이 영향력 있는 정계 인사들을 대신해 대만 고속철도 건설에 참여하기 위해 500만달러(약 50억원)를 투자했다가 관련 건설업체의 부도로 피해를 입은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보〉는 이날 ‘50억원 대만-한국 사기사건, 한국 충격’이란 1면 머리기사에서 한국인 피해자 김아무개씨 등 6명은 파친코업계 관계자들로 한국 정치인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 한국 정계에 폭풍이 휘몰아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2003년 숨진 강명상 전 경남대 교수가 대만 집권 민진당의 린아무개 전 입법의원과 함께 푸여우건설회사를 설립했으며, 김씨 등에게 대만 고속철도 건설에 투자하라고 설득해 500만달러를 받아냈다고 보도했다. 강 교수와 린 의원은 천수이볜 총통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친분을 과시했으며,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천 총통은 크게 화를 내며 타이베이지방검찰청에 수사를 지시했다.
한국인 피해자들은 500만달러를 린아무개 전 의원의 비서 출신인 펑아무개 푸여우건설회사 회장과 한 정보통신기업에 나눠 입금했으나, 푸여우건설회사가 고속철도 입찰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부도를 내자 사기를 당했다며 주한타이베이대표부를 통해 대만 검찰에 고소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건의 핵심 열쇠를 쥔 강 교수는 2003년 2월 대만에서 숨졌다.
주한타이베이대표부 관계자는 “강 교수가 대표부 사람들과 친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표부와 협의한 것은 없다”며 “본국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이번 보도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연합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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