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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항일에서 친일로’ 장지연 서훈취소 확정

등록 2011-04-05 21:09

장지연
장지연
총리실, 4개월 논의끝 결정
윤치영 등 19명 박탈키로
“아! 원통한지고, 아! 분한지고. 우리 2천만 동포여, 노예된 동포여! 살았는가, 죽었는가? 단군, 기자 이래 4천년 국민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히 망하고 말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다. 동포여, 동포여!”

<황성신문>의 주필이던 위암 장지연(1864~1921·사진)이 1905년 11월20일치 이 신문에 쓴 사설 ‘시일야방성대곡’의 한 부분이다.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는 등 조선을 사실상 일본의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이토 히로부미가 고종과 대신들을 협박해 강제로 체결한 을사늑약 소식을 듣고 분개해 쓴 글이다.

당시 조선 민중의 심금을 울린 이 글은 교과서에도 실렸으며, 장지연은 대표적 항일 언론인으로 추앙받아 1962년 건국훈장 국민장을 추서받았다.

그러나 정부는 5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장지연의 서훈을 취소했다. 지난해 말 국가보훈처가 친일행적이 드러난 장지연 등 19명의 서훈 취소를 요청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이날 서훈이 취소된 사람은 장지연 외에 정부 수립 이후 초대 내무장관을 지낸 윤치영을 비롯해 김응순, 강영석, 김우현, 김홍량, 남천우, 박성행, 박영희, 유재기, 윤익선, 이동락, 이종욱, 이항발, 임용길, 차상명, 최준모, 최지화, 허영호 등이다.

장지연의 친일 행적은 강명관 부산대 교수와 역사학자 이이화씨 등의 연구로 1980년대 중반부터 드러났다. 그는 1916년께부터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꾸준히 글을 썼으며, 1916년 12월10일치에는 조선 총독으로 부임하는 하세가와 요시미치를 위해 ‘환영 하세가와 총독’이라는 한시를 싣기도 했다.

뒤늦게 친일행위자로 지목돼 역사의 심판대에 오른 장지연을 두고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으며, 정부도 서훈 취소 여부를 4개월 동안 끌었다.

그러나, 김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친일 행적과 별도로 독립운동을 위한 공도 인정되는 만큼 그 부분을 별도로 생각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서훈이 취소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정리했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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