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진주 일괄이전’ 방침 파문
국토부 “아직 확정된 것 없다”
국토부 “아직 확정된 것 없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엘에이치) 본사를 경남 진주로 일괄 이전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자(<한겨레> 4월11일치 1면), 경쟁지인 전북(전주)이 11일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엘에이치 본사를 두고 경남은 진주로 일괄 이전할 것을 주장해왔고, 전북은 진주(주택 부문)와 전주(토지 부문)에 분산 배치할 것을 요구해왔다.
전북도는 이날 “최종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마치 청와대가 결론을 내리고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에서 짜맞추기식으로 확정하려는 정부의 안하무인격 태도에 200만 도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2010년 국회 입법조사처의 자료에 따르면 통합 논리와 달리, 엘에이치 부채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어 통합 자체가 경영합리화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종엽 전북도 혁신도시추진단장은 “분산 배치는 토지 부문과 주택 부문을 나눠 효율적인 책임경영을 하자는 것으로, 단순히 쪼개는 것을 뜻하는 분리 배치와는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엘에이치 비상시국 체제’로 전환한 전북도의회는 11일 도의회 청사 앞에서 엘에이치 본사 유치 염원 마라톤 출정식을 열었다. 김호서 도의회 의장 등 의원 10여명은 20일까지 열흘을 달려서 국회 앞에 도착할 예정이다.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인 김춘진 의원도 <한겨레>와 통화에서 “정부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할 때부터 본사를 분산 배치하겠다고 해왔다”며 “이제 와서 약속을 어긴다면 ‘공정한 사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경남도에서는 진주로의 일괄 이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도, 반대급부로 경남 혁신도시로 이전할 예정인 다른 공공기관을 전주로 보내는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강해룡 경남도 혁신도시추진단장은 “엘에이치 본사의 일괄 이전 대가로 진주에 애초 오기로 되어 있는 공공기관을 전주로 보낸다면 ‘진주 혁신도시’의 효과가 반감된다”며 “진주로 오기로 돼 있는 것은 그대로 와야 하고, 대신 전주에는 정부가 다른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여권은 불끄기에 나섰다. 국토해양부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엘에이치 이전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심재철 한나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엘에이치가 어디로 갈지는 아직 결정 안됐다”며 “지역발전위원회에서 6월 말까지 결정키로 했으니 윤곽이 나오면 당 정책위로 얘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진주/박임근 최상원 기자, 임인택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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