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4당 대표, 단일화 공식선언
중앙당 차원서 후보등록전 성사
6·2지방선거때보단 한발 진전
“실리 없어” “총선땐?” 목소리도
중앙당 차원서 후보등록전 성사
6·2지방선거때보단 한발 진전
“실리 없어” “총선땐?” 목소리도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손을 잡고 나란히 섰다. 4·27 재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하는 자리였다. “야권연대 승리 만세”를 외치며 재보선 공조를 다짐했다. 야4당 대표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야4당이 힘을 합쳐 희망의 단일후보를 만들어냈다. 민주진보진영과 국민이 승리하는 선거를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이번 야권 단일화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당 차원의 단일화가 이뤄졌고, 후보 등록 이전에 협상을 끝내면서 단일후보 효과도 끌어올렸다. 6·2 지방선거 때는 중앙 차원의 단일화에 실패해, 지역별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 식의 단일화가 이뤄졌다. 후보 등록 이후 협상이 타결돼 투표용지에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나온 경우도 있었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민주통합시민행동’의 박동천 전북대 교수는 “되는 데는 하고, 안 되는 데는 안 하는 방식으로 치러진 6·2 지방선거 때와 비교하면 질적으로 다르다. 이번 야권 단일화는 선거법상 여러 정당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연합 단계”라고 평가했다.
이번 협상 타결에는 ‘전남 순천 무공천’이라는 민주당의 양보에, 다른 야당들의 적극적인 단일화 의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대선 야권연합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통 크게 판을 짜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이정희 대표는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던 오랜 상식을 깨고, 2012년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낼 원동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 당의 속사정은 다르다. 조승수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진보신당은 실리적 측면에서 얻은 게 없다. 재보선 38개 지역 전체로 본다면 부분의 성공”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비쳤다.
특히 민주당 안에 이번 합의를 곱지 않게 보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호남 지역의 한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참여당은 수도권에서, 민주노동당은 호남에서 연합공천을 요구하면서 이번 전례를 들어 민주당을 압박할 것”이라며 “총선은 지방선거처럼 나눌 자리가 없는데 의원들과 원외위원장들을 어떻게 설득하겠느냐”고 걱정했다. 전남 순천에서는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이 민주당 호남 의원들에게 지원유세를 요청해, 당 지도부가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대표가 이날 “제1야당이 주도하지 않으면 연합정치가 성공하기 어렵다. 제1야당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흐름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편에선 이번 선거연합이 오히려 연대를 넘어서 통합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 섞인 분석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서로 양보하기 쉽지 않으니, 아예 하나의 당으로 합쳐 경쟁 방식으로 나가자는 얘기다. 호남 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민주당의 상당수 의원은 이번 방식의 야권 연대에 한계를 느끼고 화도 나 있다”며 “현실적으로 따져볼 때 당을 통합해서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경선을 하는 게 낫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