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분당을에서 승리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의원 배지를 달아주자 밝게 웃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분당을 승리로 입지 강화
서민·중산층 위한
‘손학규표 정책’ 보일때
서민·중산층 위한
‘손학규표 정책’ 보일때
날개단 남자 손학규
재보선에서 선출된 국회의원은 당선이 결정된 순간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손학규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전에는 당대표 자격이었지만, 이날은 의원 자격이었다. 손 대표는 지난 2002년 5월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한나라당 의원직을 내놓았다. 9년만의 여의도 귀환이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의원배지를 달아 주었다. 김유정 의원이 축하 꽃다발을 건넸다.
단상에 오른 손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정중히 사과했다. 선거기간 동안 손 대표를 돕겠다고 분당에 온 의원들을 물리치고 ‘나홀로’ 선거를 치른 데 대해 뒤늦게 고개를 숙인 것이다. 사실 선거운동 기간 중에 손 대표의 분당 사무실 안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약간의 논쟁이 벌어졌다. 당선이 최우선이니 민주당 정체성을 가급적 드러내지 말자는 의견과, 민주당 대표임을 좀더 당당하게 드러내고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 것이다. 손 대표는 대체로 전자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분당에 신도시가 건설된 이후 민주당이 처음 이 지역 국회의원을 확보한 배경에는, ‘옥스퍼드 박사’, ‘한나라당 출신’, ‘온건한 중도 성향’이라는 손 대표 개인의 이력과 성향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이제 선거는 끝났다.
손 대표의 한 참모는 “보편적 복지를 비롯해 진보적 정책을 내세워 야권통합을 추진해야 하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한나라당과 정책노선 대결을 벌여야 하는데, 분당을 선거 과정에서 보인 이미지나 행보가 손 대표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심모원려다. 손 대표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이번 선거는) 손학규의 승리가 아니라 당의 승리였다. 당의 승리가 아니라 야권연대의 승리였다. 야권연대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승리였다. 이제 우리는 도탄에 빠진 국민, 서민, 중산층을 위해 책임지고 민생을 살려야 한다. 분열과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이 나라를 통합해야 한다.”
중산층과 서민을 살리는 정책을 강화해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제는 각론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노선과 정책을 비판하고 있지만 대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더구나 ‘손학규표 정책’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의 참모들도 이런 점에 대해 부족함을 인정하며 “시간을 좀더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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