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3일 낮 국회에서 진행된 경선에서 1표차로 당선이 확정된 뒤 손학규 대표, 경선 참여자 등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강봉균, 박지원 의원, 김진표 원내대표, 손 대표, 유선호 의원.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결선서 이례적 3명 대결…‘1표차’ 강봉균 눌러
“수도권서 50석이상 탈환, 총선 돌풍 일으킬것”
보수성향 경제통 ‘투쟁보다 타협 국회’ 가능성
“수도권서 50석이상 탈환, 총선 돌풍 일으킬것”
보수성향 경제통 ‘투쟁보다 타협 국회’ 가능성
새 원내대표 김진표 선출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64·인천시 연수구)에 이어 민주당에서도 수도권 출신 김진표 의원(64·수원시 영통구)이 18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김 의원은 13일 당선 뒤 “한나라당이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 82석 가운데 적어도 50석 이상을 탈환해 승리의 돌풍이 충청권과 강원권, 영남권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며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으로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확실한 수권정당, 대안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 87명 가운데 83명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김 의원은 31표를, 강봉균 의원(68·군산시)과 유선호 의원(58·장흥·강진·영암)은 각각 26표를 얻었다. 선관위(위원장 주승용 의원)는 20여분의 숙의 끝에 세 사람이 모두 결선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민주당 당규는 차점자가 2인 이상이면 모두 결선에 진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82명이 참여한 결선투표의 결과는 김진표 36, 강봉균 35, 유선호 11표였다. 단 한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린 것이다.
호남 출신이 다수인 민주당에서 수도권 의원이 원내대표로 뽑힌 이유는 ‘수도권 원내대표론’이 먹힌 탓이 크다. 한나라당조차 영남이 아니라 수도권을 선택했는데, 민주당이 호남 출신을 원내대표로 선택하는 데 의원들이 정치적 부담을 느낀 것 같다. 또 연말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는 아무래도 호남 출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으로 당의 노선이나 정책이 당장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보수 성향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한계 때문에 민주당의 투쟁성이 약화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해 “중산층과 서민의 벗이 되기 위한 정당,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을 실천하는 정당”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당헌에 포함된 ‘보편적 복지’에 대해서도 “3+1 정책에 더하여 교육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재정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일자리와 주거복지, 노인복지를 좀더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야권통합에 대해서는 “야권통합과 연대는 국민의 명령”이라며 “야권에서의 차이는 충분한 논의를 통해 좁혀 나갈 수 있다”고 의지를 보였다.
여야 원내대표의 스타일로 미루어 볼 때 국회는 갈등이나 파행보다는 대화와 절충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두 사람 모두 투쟁보다는 타협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황 원내대표는 “훌륭한 요리에는 양념이 꼭 들어가야 하는데 야당이 바로 양념”이라고 말한 일이 있다. 김 원내대표는 “모든 갈등과 이견은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며 정치의 정도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수원 태생으로 경복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의원은 행정고시 13회로 관계에 입문해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차관과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를 지냈다.
성한용 선임기자, 석진환 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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