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진보신당, 비판 쏟아내
민주당 등 야권은 16일 일부 보수 언론과 보수 단체들이 ‘5·16쿠데타’를 ‘혁명’으로 미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5·16 군사 쿠데타로 4·19 민주혁명이 짓밟힌 이후 민주주의가 군홧발과 권위주의에 의해 유린당한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제 와서 5·16쿠데타를 재평가한다는 명목으로 군사독재와 개발독재를 찬양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분법적으로 가르고 국민을 이념적으로 분열시키는 이런 움직임을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특히 “박정희 정권이 정치는 잘못했지만 경제는 잘했다는 판단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때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그야말로 ‘착시효과’”라며 “박정희 정권 때 연평균 9.1%의 고도성장을 했지만, 성장의 열매는 소수 부유층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박정희 정권 때 불로소득이 생산소득의 2.5배에 이르렀지만, 물가는 연평균 14.7%가 올랐다. 이는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을 위협하는 부자만을 위한 성장”이라고 덧붙였다. 천정배 최고위원도 “5·16쿠데타의 망령이 아직도 이명박 정권이 지배하는 대한민국에 떠돌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내실화하고, 사회경제적으로 독점과 탐욕을 끝내서,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논평을 내어“역사에 묻힐 줄 알았던 독재정권의 망령이 21세기에 되살아 난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쿠데타는 쿠데타일 뿐, 정당성을 찾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당은 “독재정권에 대한 미화는 ‘미래권력’에 대한 줄서기에 불과하다”며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