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강남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을 찾아 취재진에게 회동 내용을 설명하기에 앞서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박쪽, 만남 알려져 강력 항의
장소함구 언론과 숨바꼭질도
MB 면담 하루전 회동 ‘주목’
장소함구 언론과 숨바꼭질도
MB 면담 하루전 회동 ‘주목’
우여곡절 ‘비공개 회동’…제왕적 위상 재확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의 19일 ‘비공개 회동’은 여당의 실질적 의사결정권이 박 전 대표에게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당 안에선 “의총에서 뽑힌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를 알현하는 것 같다”(한 중진의원)는 말까지 나왔다.
이날 회동이 알려지는 과정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전날 오후 두 사람의 회동 일정이 알려졌다. 애초 박 전 대표 쪽은 이번 만남을 공개하지 말 것을 요청했고, 황 원내대표 쪽도 따랐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 만남이 알려지자 “왜 박 전 대표의 비공개 일정을 누설했느냐”며 박 전 대표 쪽이 황 원내대표 쪽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 다. 황 원내대표는 “우리 쪽에서 새나갔느냐”며 보좌진들에게 경위를 묻기도 했다.
언론과는 숨바꼭질을 벌여야 했다. 재보선 패배 뒤 ‘당 쇄신’을 기치로 내건 새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의 역할을 묻겠다”고 말해온 터라 둘의 만남은 큰 관심을 받아왔다. 양쪽은 회동 장소를 철저히 함구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은 박 전 대표의 자택이 있는 삼성동 근처다. 2008년 홍준표 원내대표 당선자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 전 대표를 만나 친박 인사 복당을 논의한 것과 대조적이다.
만남 내용을 발표하는 과정도 묘했다. 황 원내대표는 박 전 대표와 만난 뒤 강남의 한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찾아왔다. 이어 오후엔 국회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했다. 결과적으로 여당의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를 ‘알현’한 뒤 대변인 격으로 기자들에게 박 전 대표의 ‘지침과 메시지’를 브리핑하는 모양새가 됐다. 한 당직자는 “유력한 미래 권력의 황제 행보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황 원내대표는 “처음이니까 요란하게 만나지 않겠다는 취지인 것 같다. 이런 일정은 오픈해도 되지 않았나 싶다”며 아쉬움을 비쳤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은 “알려도 상관이 없지만, 애초 비공개로 원내대표가 취임 인사차 만나는 거라 언론에 나가면 두 분이서 편히 이야기를 못 나눌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만남이 황 원내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기 하루 앞서 이뤄진 점도 눈길을 끈다. 당권-대권 분리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황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의 ‘가이드라인’을 받아들고서 대통령과 만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여왕에게 총리가 가서 보고하는 것이냐”며 “비공개 면담을 했다면 비공개로 놔둘 일을 공개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논평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면직 ‘뇌물 교사들’ 다시 교단에 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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