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환경노동부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행정봉투를 들고 총무과장 시절 청탁금을 받았다가 돌려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노동부 장관후보 인사청문회
여 의원 “노조부정, 장관하겠나”
정책질문엔 모호한 답변만
여 의원 “노조부정, 장관하겠나”
정책질문엔 모호한 답변만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돈 봉투 사건’이 집중적으로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지난 2003년 노동부 총무과장 재직 당시 별정직 6급 직원 김아무개씨한테 인사 청탁과 관련한 돈 봉투를 받았다 돌려준 정황을 거듭 추궁했다. 이 후보자는 “김씨가 당시 상황을 리얼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의혹을 받는 게 너무나 억울하다”며 “원천적으로 성립되지 않는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그동안 해명 과정에서 부인이 받았다는 돈 봉투의 형태, 돌려준 시점 등에 대해 김씨와 엇갈리는 주장을 펴왔다.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은 “돈을 받았다가 돌려준 것은 팩트인데, 공직자라면 그런 것이 집안으로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그날로 즉각 돌려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자꾸 황당하다는 식으로 반응하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몰아세웠다. 이 후보자는 이에“의혹이 일어난 것 자체는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노동관에 대해서도 여야가 모두 호되게 질타했다.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은 “노조법 개정 당시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제도) 범위에 건전한 노사 관계를 위한 상급노조 활동을 포함하기로 국회와 정부가 합의했는데, 시행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노동부가 일방적으로 제외했다”며 “당시 실무자였던 이 후보자가 이렇게 노조를 부정하는 인식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장관이 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극심한 노동탄압의 중심에 이 후보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유성기업에 공권력을 투입한 것에 대해 “불법적으로 시설을 점거했기 때문에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간부들이 노동운동 경력을 쌓으려 구속된다”(2002년), “타임오프에서는 노동3권이 제한될 수 있고, 노동3권 행사를 사용자가 모두 보장할 필요가 없다”(2010년)는 발언에 대해서는“와전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난 반노동 인사가 아니라 친일자리 인사”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일자리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부서간 통합을 강화하겠다”는 식의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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