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4일 오후 경북 구미시 송정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헌화·분향한 뒤 묵념하고 있다. 김 지사는 금오공대 특강을 위해 구미를 찾았다. 경기도청 제공
생가 참배 “탁월한 지도력”
젊은 시절엔 “독재자” 비판
구미 시민 “정치적 제스처”
젊은 시절엔 “독재자” 비판
구미 시민 “정치적 제스처”
한나라당 대선 예비주자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4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참배하고 박 전 대통령의 치적을 치켜세우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 기반인 영남권을 공략했다.
김 지사는 이날 낮 12시25분께 구미시 상모동의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가 추모관에서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영정에 헌화하고 분향했다. 젊은 시절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하며 박 전 대통령을 독재자로 비판했던 김 지사는 이날 생가의 전자 방명록에 “대한민국 산업혁명을 성공시킨 탁월한 지도력!”이란 글을 남겼다.
30분 남짓 생가를 둘러본 김 지사는 “박 전 대통령과의 화해의 자리다. 생전에 지지해본 적 없고 늘 반대하기만 했다. 역사적인 만남이고 화해의 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미국가산업단지 시찰과 금오공대 산업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특강을 했다. 김 지사 쪽 관계자는 “티케이(TK) 공략을 통한 역량 강화와 기반 구축의 의미가 있는 행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구미 시민들은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구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근래 사무국장은 “화해보다는 정치적인 쇼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날 김 지사의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에 앞서 ‘박사모’가 생가 앞에 집회 신고를 해, 충돌을 예상한 경찰이 한때 긴장했다. 경찰은 “박사모가 김 지사가 박 전 대통령의 영전에 참배하는 걸 막기 위해 집회신고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다행히 김 지사가 방문한 시간에 박사모 회원들이 나타나지 않아 마찰을 피했다”고 밝혔다.
구미 수원/구대선 홍용덕 기자 sunnyk@hani.co.kr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명록에 남긴 글. 경기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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