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한나라 정책위의장
이주영 한나라 정책위의장 대기업에 쓴소리
대기업 사회적 역할 언급 않고
친서민정책 포퓰리즘으로 몰아
협력관계 중기 너무 쥐어짜
함께 성과 공유할 대책 세워야
비정규직 차별시정안도 필요
대기업 사회적 역할 언급 않고
친서민정책 포퓰리즘으로 몰아
협력관계 중기 너무 쥐어짜
함께 성과 공유할 대책 세워야
비정규직 차별시정안도 필요
여당이 재벌, 대기업 등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한나라당 ‘친서민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28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에 반대하면 모두 포퓰리즘인가”라며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언급하지 않은 채, 중소기업 육성지원이나 친서민 정책들을 단순히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려다 보니 비판 발언들이 편협하다”고 비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런 ‘풍토’를 제어하기 위해 “(대기업-중소 협력사 간) 성과공유제가 필요하다”며 “포스코식 성과공유제가 더욱 확산되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동일장소·동일노동·동일임금이 경제정의다. 이에 맞춰 (현실을) 시정할 수 있는 대책도 마련하겠다”며 비정규직 제도 손질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29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공청회’ 불참이 예상되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포함한 경제단체장을 향해서도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과 소신들을 (국회에 참석해) 다 얘기하라 이거다. 적극적 참여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 의장은 5분 남짓 재벌들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날렸다. 그는 회의에서 “추가감세 철회, 동반성장, 비정규직 차별해소 등과 같이 자신들에게 좀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정책들뿐 아니라 국민부담 완화를 위한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까지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면서 배격하는 건 전형적인 ‘사다리 걷어차기’다. 대기업 독식현상과 양극화 확대는 자본주의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전날 청와대 핵심관계자로부터 “당이 재계와 대결하는 듯한 모습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대한 이날 강성 발언이 사실상 청와대에 보낸 ‘경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오늘 원내대책회의에서의 대기업을 강하게 비판한 것은 당의 입장인가?
“그렇다.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언급하지 않고, 중소기업 육성지원이나 친서민 정책 등은 단순히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기업 반대면 모두 포퓰리즘인가. 대단히 잘못된 인식이다. 열린 자세로 갈 필요가 있어 정중히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서 검토하거나 마련중인 제도나 대책이 있나.
“대기업이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들을 너무 쥐어짠다. 중소기업이 애로사항을 많이 호소한다. 함께 성과를 올렸다면 공유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하다. 포스코 사례가 모범적이다. 확산시킬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특히 기업풍토가 형성되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는 어찌할 것인가.
“확산방지에 이어 차별시정이 필요하다. 청와대 영수회담에서 얘기한 대로, 동일장소·동일노동에 동일임금이 경제정의와 맞는데, 이를 시정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대기업들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체들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심각하다.
“편법 대물림으로 볼 수 있는 일감 몰아주기, 매출 과대계상 등으로 과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사실상 증여·상속으로 보고, 거기에 과세하는 세제 방안을 마련중이다. 불공정 거래행위이기도 하다. 단속을 철저히 하고 과징금 부과제도를 활용해, 대기업들이 자제하도록 유도하겠다. ”
-대기업들이 강력히 반발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
“대기업과 부딪힐 생각이 전혀 없다. 그들이 미처 챙겨보지 못하고 있는 서민계층의 어려움, 아픔을 같이 대화해 해소하는 방안을 함께 마련하고자 한다. 우린 민심이 우리당에 어떤 정책을 바라는지 읽고 맞춤형 친서민 정책들을 세워가자는 기조다.”
-당장 29일 국회 공청회에 경제단체장 불참이 예상된다.
“기업 경영자의 애로도 있다. 지도부가 그 문제에 관여하진 않는다. 다만 민주주의는 가장 큰 장점이 다양성에 있다. 그걸 녹여내는 광장이 국회다. 그런 데 나와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과 소신들을 다 이야기하라, 이거다. 치열한 격론 속에서 방향성 잡혀나오는 거다. ”
이 의장은 한나라당에 대한 재계의 비판을 두고선 “수용할 게 있다면 한다. 하지만 흔들림없이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당과 재계의 갈등을 우려하는 청와대 관계자의 전날 요청에 이 의장은 “그게 무슨 소리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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