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인사시비 아냐” 주장
서울 도봉구의회 신창용(44) 의원이 의회 사무국 인사에 불만을 품고 지난달 28일 이석기(62) 구의회 의장을 때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사실이 4일 뒤늦게 밝혀졌다. 신 의원과 이 의장은 모두 한나라당 소속으로 각각 재선과 4선 의원이다.
경찰과 구의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신 의원은 구의회 정례회기 기간 중인 지난달 28일 오후 3시30분께 술에 취한 채 구의회 의장실을 찾아가 “왜 내가 추천한 사람을 의전팀장으로 추천해주지 않느냐”며 이 의장에게 욕설을 퍼붓고 얼굴과 목 등을 마구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장은 사건 직후부터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 의장이 직접 112로 신고해 경찰이 의장실로 출동했고 지구대에서 조사를 했지만 양쪽 모두 왜 폭행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며 “아직 고소가 이뤄지지 않아 수사를 진행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의 발단은 의장이 추천하고, 구청장이 임명하는 구의회 사무국 의전팀장 인사 문제였다. 이 의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전임 의전팀장이 진급해 지난 1일부터 자리가 비자, 신 의원이 어아무개 구의회 사무국 전문위원을 의전팀장으로 추천해달라 요청했다”며 “자신이 요청한 사람을 임명하지 않았다고 나를 찾아와 욕설을 하며 때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의회 의사진행과 관련해 의장과 업무적으로 논쟁을 했다”며 “이 의장이 주장하는 것처럼 인사 관련 시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말싸움이 격해져 신체적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점심때 소주 2~3잔 정도 마셨다”며 술을 마시고 폭행한 사실은 인정했다.
구의회의 한 관계자는 “신 의원 사건 전에도 구의원 사이에 몇 차례 폭행사건 때문에 징계 관련 논의가 있었지만 흐지부지됐다”며 “여자 의원도 5명이나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의원 사이의 폭행 문제를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봉구의회는 지난 1일 의원총회를 열어 신 의원 사건을 논의했고, 오는 8일 신 의원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5일 오전 10시에는 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도봉구 당원협의회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신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할 예정이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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