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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민항위주 조건 예산안 승인했는데
정부가 자의로 군항중심 기지 강행”

등록 2011-08-04 20:44수정 2011-08-04 22:47

야5당 “해군기지 재검토” 왜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야5당이 4일 국회에서 공동발표한 ‘제주해군기지 조사보고서’(이하 ‘조사보고서’)의 핵심은 “국회와 협의 없이 정부가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에 있다. 2007년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는 관련 예산안 심사에서 “민항을 주된 기능으로 하되 필요시 해군이 일시 정박하는 시설인 ‘민·군 복합형 기항지’”를 지으라는 ‘부대 의견’을 달아 관련 예산을 승인했다. “관련 부처와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심도 깊은 토론·검토를 거치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후 사업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야5당이 발표한 조사보고서를 보면, 2014년까지 해군기지 건설사업에 투입되는 1조304억원 가운데 해군본부가 주관하는 해군기지 건설 부문은 9770억원, 국토해양부가 주관하는 민간 크루즈항 건설 부문은 534억원을 차지한다. 예산 승인의 조건이었던 민항 중심 건설사업의 주객이 뒤집힌 것이다. 야5당은 “국회 ‘부대 의견’으로 제시한 ‘민·군 복합형 기항지’의 개념을 정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국회와 협의 없이 군항 위주의 시설로 일방적으로 추진해왔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이 대목을 들어 내년 예산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임을 경고했다. “2008년부터 3년 연속 한나라당이 정부 예산을 일방적으로 강행 통과하면서 부대 의견의 이행 여부를 국회가 제대로 감시 통제할 수 없었다”며 “민항 위주 ‘민·군 복합항’에 대한 정부의 조치현황을 보고받는 등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여 내년 예산안에 그 결과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군항 중심의 현재 사업을 재검토하지 않는다면 사업 예산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제주 해군기지 사업에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1293억원이 투입됐다. 내년부터 3년 동안 7495억원을 더 투입해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총사업비의 70% 이상을 내년부터 써야 하는 정부로선 올해 말 국회 예·결산 심의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야당은 ‘조사보고서’에서 그동안 국방부 등이 제시한 제주 해군기지 추진의 근거를 대부분 부정하거나 비판했다. △민·군 복합항이 아닌 해군기지를 굳이 제주도에 지어야 할 근거를 찾지 못했고 △문화재 및 생태계 피해를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주민·이해관계자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의를 함께 하게 될 국회 특위 설치를 한나라당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 내부에선 해군기지 문제를 ‘이념 의제’로 몰아가려는 분위기가 있다. 다만 국회 특위 구성을 거부할 경우, 내년 예산 심의 과정의 진통이 불가피하다.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관련 예산을 강행 통과시키는 것 역시 집권 후기를 맞은 한나라당엔 만만치 않은 정치적 부담이다. 이날 야5당의 발표·제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안수찬 김외현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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