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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국철 SLS회장 “신재민에 10년간 십수억 건넸다”

등록 2011-09-21 21:55수정 2011-09-22 10:18

왼쪽부터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국철 SLS그룹 회장.
왼쪽부터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국철 SLS그룹 회장.
문화부 차관때도 매달 1500만~2000만원 전달
“정권보호 바라고 지원”…신재민 “엉터리같은 말”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지난 10년 동안 이국철(50)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으로부터 십수억원의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은 21일 “이국철 회장이 2002년부터 최근까지 신재민 전 차관에게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현금과 법인카드, 차량 등을 제공한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국철 회장은 이날 <한겨레>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보도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하지만 액수는 수십억원이 아닌 십수억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 전 차관은 “엉터리 같은 얘기”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에스엘에스그룹은 철도 차량과 선박 기자재 등을 제작하는 에스엘에스중공업을 모회사로 해 10여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그룹이다. 2009년 배당금 400억원 횡령과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개월간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그룹은 해체의 길을 걸었으며, 현재 계열사는 워크아웃 상태거나 매각·파산했다.

<시사저널> 보도를 보면, 이 회장은 2002년 신재민 전 차관이 한 언론사에 재직할 당시, 이 회장 회사의 전동차를 홍보하는 기사를 써준 데 대한 답례 차원으로 3000만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그는 그 뒤로 신 전 차관에게 월평균 300만~500만원씩 줬으며, 2004년 4월 다른 언론사로 옮긴 뒤에도 2006년 퇴사할 때까지 월 500만~1000만원씩 줬다고 주장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이 2006년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였던 ‘안국포럼’에 들어간 이후에도 “생활이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신 전 차관의 요구에 월 1500만~1억원씩 건넸으며,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도 매달 1500만~2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2008년 추석과 2009년 설날 때는 신 전 차관이 “여권 핵심 실세들에게 선물을 해야 한다”고 요구해 백화점상품권 5000만원어치를 건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이 지난해 8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뒤에도 후원은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낙마 직후 네팔 여행을 떠날 당시 여행 경비로 1000만원, 올해 1월 일본 여행 당시에도 500만원가량을 지원했고, 올해 1~7월 신 전 차관이 타고 다녔던 자동차 ‘스포티지 아르(R)’도 신 전 차관의 요구로 이 회장이 매달 100만원씩 내고 렌트한 차량이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신 전 차관이 2006년 안국포럼 시절부터 지난해 8월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서 물러날 때까지 에스엘에스그룹의 해외법인을 포함한 3개의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주장이다. 이 회장이 밝힌 이 기간 해외법인카드 사용 내역은 모두 12만7200싱가포르달러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억1400만원 정도다.

이 회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에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아 사정당국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으며, 그 뒤 정권이 바뀌면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신 전 차관이 이명박 후보 캠프에 가는 것을 지지하고 지원했다고 밝힌 것으로 <시사저널>은 전했다. 그러나 이 정권이 들어선 뒤, 오히려 이 회장이 노무현 정부 자금줄이라는 의혹을 받고 최근까지 검찰, 국세청, 감사원 등 사정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8월 권재진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09년 검찰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나를 ‘열린우리당의 자금책’으로 지목하고 무리하게 기획수사를 벌여 피해를 입었다”며 “민정수석실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진상규명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회장은 <한겨레> 기자에게 “2009년부터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면서 산업은행이 회사를 워크아웃 신청해 임직원 2만명이 잘리고 2조5000억원어치의 배 생산이 취소됐다”며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신 차관에게 돈을 준 사실을) 폭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재민 전 차관은 “턱도 없는 소리이며 일방적인 주장이다”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이어 “이해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신문사 나와서 다른 데 기웃댄 업보라고 생각한다”며 “검찰에서 빨리 수사하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이경미 김선식 황준범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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