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 선거자금 모금을 위해 개설한 ‘박원순 펀드’가 모금 이틀째 23억을 돌파해 인기를 끌고 있다. 박원순 펀드 누리집 갈무리.
이틀째 대박행진…정치자금 모금 투명화 새 길 열어
‘유시민 펀드’를 넘어설 수 있을까?
‘박원순 펀드’가 모금 이틀째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관심은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같은 방식으로 선거자금을 모았던 ‘유시민 펀드’를 넘어설지에 모인다.
박원순 펀드는 소액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약정 받아 선거자금으로 쓰고, 선거가 끝나면 일정 이율을 더해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웹사이트 ‘박원순 펀드’(popfunding.com/seoulfund)를 통해 가입할 수 있고, 10만원 이상 단위 참여금액과 환급계좌를 입력하면 약정을 맺을 수 있다.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뒤 두 달 안에 연3.58%의 이자를 적용해 원금과 함께 갚겠다는 게 박 후보 쪽의 계획이다. 이번 선거에 투표권을 가진 서울시민이 아니더라도 국내외 어디서든 참여할 수 있다.
26일 정오를 기해 개설한 박원순 펀드는 접속 창구였던 ‘원순닷컴’(www.wonsoon.com)이 한때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개설 직후 2시간 만에 3800여명이 접속해 모금액이 3억원을 넘었다. 오후 9시에는 2520명이 가입해 약정금액이 15억7000만원을 넘었다. 실제 입금한 사람도 1890명으로 11억5천만원이 모였다. 박원순 펀드는 27일에도 인기를 이어가 이날 오전 10시40분 현재 3929명이 약정에 참여해 약정 금액이 23억2400만원을 넘어섰다.
박원순 캠프 쪽은 이런 추세라면 펀드 모금을 시작한 뒤 36시간이 지난 27일 밤 12시께 목표로 하는 법정 선거 비용 38억8500만원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시민 펀드보다 12시간 정도 빠른 셈이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유시민 펀드는 개시 첫날 4억원을 모았고, 다음날 하루 동안 13억원을 추가로 모았다. 이런 추세로 법정 선거자금 40억7300만원을 모으는데, 단 3일 걸렸다.
펀드 모금을 담당하는 이선희 휴먼트리 대표는 “10만원짜리 소액 기부자가 대부분이고,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약정이 들어오고 있다”며 “서울의 변화를 바라는 열망이 펀드로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시민 펀드에 이어 박원순 펀드가 잇따라 성공을 거두자 이런 방식이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모으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정치자금은 뒷거래가 항상 문제가 됐는데 정치자금을 개별적 조달에서 공개적 조달로 바꿨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펀드는 단순히 선거자금을 모으는 것뿐 아니라 열혈 지지자들로 시작해 지지기반의 외연을 넓히는 촉매가 돼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