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실험으로 끝나
이석연 “정치권 벽 여전”
이석연 “정치권 벽 여전”
보수단체들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추대한 이석연 변호사(전 법제처장)가 출마를 포기함에 따라, 보수단체의 ‘반한나라당 실험’도 일단락됐다.
이석연 변호사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권의 철옹성 벽은 여전했다. 여론조사 결과도 제 뜻을 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출마의 뜻을 접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보수단체들의 추대를 받은 지 8일 만이다.
독자 후보를 내겠다는 보수단체들의 시작은 창대했다. 보수 쪽 200여개 단체 대표·사무총장과 명망가들이 이 변호사를 ‘시민후보’로 추대했다. 그러나 이 변호사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았고 내부 이견까지 불거지면서 결국 중도하차했다. 보수단체들은 취약한 대중적 기반을 절감해야 했다. 한나라당과도 전략적 관계를 맺지 못했다. 서울지역 한나라당 한 재선 의원은 “당 지도부는 여론이 안 좋으니 발을 뺐고, 보수단체는 무기력했다”고 말했다. 추대단체 쪽 이재교 변호사(시대정신 상임이사)는 “우리는 아마추어다. 이번 (시민) 후보도 아마추어리즘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 지도부와 보수단체 대표 5명이 29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보수단체 대표들은 법인세 감세 철회, 반값등록금 정책,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당의 대응, 홍준표 대표의 개성공단 방문 등 최근 한나라당 정책 대부분을 비판했다.
나경원 후보는 “시민사회 고견은 잘 듣고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잘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헌 변호사는 토론회 뒤 “우파적 상징성을 가진 분을 시민후보로 추대하기로 했고, 나경원 의원에 대한 논의는 그때 이미 배제됐다”고 말했다.
임인택 송채경화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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