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SLS그룹회장 폭로
“2009년 검찰이 접대내역 압수”
“2009년 검찰이 접대내역 압수”
이국철(49) 에스엘에스(SLS) 그룹 회장이 박영준(51)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검찰수사 무마를 부탁했다고 폭로했다. 박 전 차관이 이 회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며, 이 그룹과의 관계를 전면 부정한 데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09년 10월께 창원지검 특수부가 그룹과 나를 수사할 때, 일본에서 박 전 차관을 접대했던 권아무개 일본 지사장이 박 전 차관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사가 어려우니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009년 수사 때 검찰이 계열사 사장의 노트를 압수해 갔는데, 그곳에 박 전 차관의 일본 접대 내역이 적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회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박 전 차관이 일본 출장을 갔을 때, 현지법인을 통해 400만~500만원의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했지만, 박 전 차관은 이를 부인하며 지난 27일 이 회장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 회장은 박 전 차관이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권 지사장이 일본에서 박 전 차관을 접대할 때, 박 전 차관이 ‘어려운 일 있으면 얘기해라. 도와주겠다’는 말을 했고, 이에 이메일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접대 장소에 다른 대기업 간부 역시 동석했다고 강조했다. 2009년 이 회장이 배당금 횡령과 비자금 조성, 정관계 로비 혐의로 창원지검에서 조사를 받을 때, 박 전 차관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재직중이었다.
이에 대해 박 전 차관은 일본에서 식사를 한 적은 있지만, 에스엘에스 그룹 관계자인지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박 전 차관은 “출장 당시 10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대한항공 법인장과 식사 자리가 있었고, 당시 한 기업인이 동석해 있어 인사를 한 기억은 있다”며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수소문해보니 에스엘에스 현지 법인장이었다”고 말했다.
구명 이메일에 대해선 “하루에 받는 메일이 너무 많아 비서실에서 중간에 걸러주는데, 내게 그런 메일이 왔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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