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사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원장, 박원순후보 지원 결정
서울시장 선거 초접전 양상에 위기감 느낀듯
‘안풍’ 맞서 한나라 지지층 더욱 결집할수도
서울시장 선거 초접전 양상에 위기감 느낀듯
‘안풍’ 맞서 한나라 지지층 더욱 결집할수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23일 안철수(사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 지원 뜻을 밝히면서 안 원장의 이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 원장이 이날 박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와 구체적인 지원 방법을 24일 중으로 알려주겠다고 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박 후보에 대한 사실상의 공개 지지 선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 원장의 이날 지지 표명은 지난 21일 두 사람이 서울 시내에서 비공개 회동을 한 뒤 나온 것이다.
안 원장이 전격적으로 박 후보 지원 활동에 나서는 것은 무엇보다 박 후보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선거가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혼전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수수방관했다가 자칫 박 후보가 패할 경우 안 원장도 그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50%의 지지율을 박 후보에게 몰아줬던 안 원장으로선 이런 상황을 몹시 안타까워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도 안 원장의 지원 결심을 재촉했을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박 후보가 주도했던 아름다운가게에 긴밀히 참여하는 등 누구보다 ‘시민운동가 박원순’의 실체를 잘 아는 인물이기도 하다. 안 원장이 지난 21일 박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박 후보에 대한) 지나친 인신공격이 진행되는 데 대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는 게 박 후보 쪽의 설명이다.
종반 판세가 박빙으로 분석되는 상황이어서 안 원장의 박 후보 지원은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이 지원 시점까지 면밀하게 계산했는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둔 시점이라 안 원장의 박 후보 지원 효과는 어느 때보다 클 것 같다. 안 원장의 핵심 측근은 “두 사람 사이엔 핫라인이 있다”고 전했다.
안 원장이 박 후보 지원에 나서더라도 시한은 24·25일 이틀뿐이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아직 알 수 없다. 언론에 박 후보 지지 메시지를 전하는 선에서 그칠 수도 있지만 박 후보와 직접 거리유세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어느 경우나 안 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이 선거 막바지 최대 변수로 떠오른 점만은 분명하다.
박근혜 전 대표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전면적으로 돕고 있는 상황에서 안 원장이 등판하면서 종반 선거구도가 ‘박근혜-안철수 대결구도’로 짜이게 됐다. 안 원장이 선거전에 뛰어들어 박 후보의 승리를 이끌 경우 안 원장은 박 전 대표를 위협하는 잠재적 대선주자의 자리를 더욱 굳힐 수 있게 된다. 결국 안 원장의 박 후보 지원은 고도로 계산된 정치 행위일 수 있다.
안 원장의 지원을 애타게 기다리던 박 후보 선대위는 안 원장의 지지 의사 표명에 “선거 막바지 우위를 굳힐 수 있게 됐다”며 반색하는 분위기였다. 박 후보 선대위 쪽은 안 원장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반대로 한나라당 지지층을 더욱 결집시키는 효과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안 원장의 전면 등장으로 나 후보가 위기에 몰렸다는 인상을 주면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들이 더욱 강하게 결집할 것”이라며 “안 원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20~40대가 실제 얼마나 투표장으로 나올지 여부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쪽은 적잖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나 후보 선대위의 안형환 대변인은 “박원순 후보는 안철수 교수의 도움으로 지지율 50%까지 올랐다가 본인의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지지율이 떨어지자 다시 안 교수에게 기대고 있다”며 “또다른 형태의 협찬 선거운동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안철수 효과가 있긴 있을 것”이라며 내심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석진환 황준범 기자 oscar@hani.co.kr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쪽은 적잖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나 후보 선대위의 안형환 대변인은 “박원순 후보는 안철수 교수의 도움으로 지지율 50%까지 올랐다가 본인의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지지율이 떨어지자 다시 안 교수에게 기대고 있다”며 “또다른 형태의 협찬 선거운동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안철수 효과가 있긴 있을 것”이라며 내심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석진환 황준범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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