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의 선거캠프를 방문해 박 후보와의 회동을 마친 뒤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박원순캠프 지지 방문
지지편지에 “참여가 세상 바꿀것” 투표 호소
한나라당 “정치판 기웃거리는것 옳지 않아”
지지편지에 “참여가 세상 바꿀것” 투표 호소
한나라당 “정치판 기웃거리는것 옳지 않아”
안철수의 박원순 지지선언 핵심은 ‘투표 참여 독려’였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24일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투표율이 60%를 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표율이 45~50%를 넘으면 박원순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라, 박원순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달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안 원장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 박원순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 박 후보를 만나 “(선거 당일인) 수요일 아침 기온이 1℃로 추워져 (투표율이 낮을까) 걱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안 원장은 30분 남짓 박 후보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박 후보에게 건넨 지지편지에서 “(저도) 이른 아침 투표장에 나갈 것이니 여러분도 저와 함께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청한다”고 적었다. 시사평론가 고성국씨는 “이번 선거에서 박 후보 승리의 관건은 20~40대의 투표 참여율”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또한 지지편지에서 1960년대 미국 흑인 민권운동가 로자 파크스가 했던 ‘내게는 여느 날과 똑같은 날이었지만 수많은 대중의 참여가 그날의 의미를 바꿔놓았다’는 말을 인용하며, “‘선거’는 바로 이런 ‘참여’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념과 정파의 벽을 넘어 누가 대립이 아닌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누구의 말이 진실한지, 또 누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원장이 이날 박원순 후보를 돕겠다며 ‘투표 참여 호소’에 메시지를 집중한 것은, 무엇보다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투표율을 높이는 게 박 후보에게 가장 절박한 과제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투표참여 독려’라는 메시지는 현실정치 관여에 따른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투표 참여를 강조한) 안 원장의 행보는 표면적으로는 정치인의 행동방식과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실제로는 굉장한 정치행위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에 대해 “교수직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고, 정치를 하려면 교수직을 버리고 정치판에 들어오시기 바란다”며 “정치판에 기웃거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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