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서울 민심
나경원 득표수, 무상급식 투표자보다 적어
‘박원순 저격수’ 강용석·신지호도 참패 예상
나경원 득표수, 무상급식 투표자보다 적어
‘박원순 저격수’ 강용석·신지호도 참패 예상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지역별 득표 현황은 내년 4월 19대 총선의 가늠자다. 이번 선거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대선 주자들까지 전면에 나서서 치렀고 총선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 민심은 2008년 총선 때 48개 선거구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 40명을 당선시켰던 것과는 정반대다. 서울지역 한 의원은 “분위기가 옛날(2004년) 탄핵 때와 비슷했다”고 말한다.
실제 선거 개표 결과, 서울의 48곳 중 7개 선거구에서만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의 지지율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7일 내놓은 자료(부재자 제외)를 보면, 용산(진영), 서초갑(이혜훈), 서초을(고승덕), 강남갑(이종구), 강남을(공석, 전 공성진 의원), 송파갑(박영아), 송파을(유일호) 선거구에서 나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섰다. 지금 당장 총선을 치른다면, 당시 한나라당 서울지역 의원 40명 가운데 33명이 금배지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구별로는 강남 3구와 용산구 단 네 곳에서만 나경원 후보가 우세했다. 홍준표 대표(동대문을), 나경원 후보 지역구(중구)에서도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11.3%포인트, 4.9%포인트 높았다. ‘박원순 저격수’로 나섰던 의원들의 지역구에서도 반한나라당 정서가 확인됐다. 박 후보의 학력 위조 의혹을 앞장서 제기했던 강용석 의원(무소속)의 마포을에선 박 후보가 20%포인트, 병역 문제를 주로 제기했던 신지호 의원의 도봉갑에선 12%포인트 이상 앞섰다. 나 후보 선대위의 주력이던 강승규 의원(마포갑), 안형환 의원(금천)도 지역구에서 많은 표를 얻지 못했다. 반한나라당 정서,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역효과 등이 두루 반영된 결과다. 선거 당일 “믿을 곳은 강남 3구뿐”이란 홍 대표의 얘기가 정확했던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 나 후보의 전체 득표율은 46.2%이다. 186만7880명이 나 후보를 찍었다. 하지만 이는 지난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자 215만9095명보다 29만1000명 남짓 적다. 두 갈래의 분석이 가능하다. 보수층이 결집한 것으로 평가받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오세훈 안’에 반대했던 이도 3%가 넘는다거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보수층조차 일부 나 후보에게 반대했다는 말이 된다. 어떤 경우든,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확장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준다.
보수 논객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법학대학원)는 27일 “한나라당이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강남 3구를 빼고 다 진다는 일종의 괴담이 사실 현실이 아니냐”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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