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일 낮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민주당 생활정치연구소 초청 간담회에서 강연을 하기 위해 앞으로 나가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민주당 의원들에게 강연
“포용력 가질때 더 큰 힘”
집단지도체제 방식 제안
민주 “지분 염두” 부정적
“포용력 가질때 더 큰 힘”
집단지도체제 방식 제안
민주 “지분 염두” 부정적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1일 야권통합을 추진하는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 자격으로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에게 강연을 했다. 민주당 ‘진보개혁모임’과 ‘생활정치연구소’가 공동으로 마련한 오찬 모임에서다. 10·26 재보선 이후 민주당에서 나타나고 있는 의구심을 해소하려는 자리였다. 강연의 제목부터 ‘민주당이 혁신과 통합의 선두에 서야 합니다’였다. 홍재형 조배숙 김부겸 이용섭 등 민주당 전현직 의원 4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문재인 이사장은 “민주당은 야권의 본류이자 맏형이지만 현실적인 힘의 한계, 전국적 기반을 구축하지 못한 한계를 분명히 안고 있다”며 “각 정치세력의 정체성과 자율성(정책, 재정, 당원, 연구소 등)을 존중하는 연합정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특히 “이 운동을 주도하는 ‘혁신과 통합’은 그 누구도 창당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존 정당 바깥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역할을 자임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리고 혁신할 때, 보다 포용력을 갖고 다른 정치세력과 시민사회와 결합할 때, 시민의 절실한 요구한 열망을 담아낼 때, 통합 주도세력으로서 더 큰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이사장은 연합정당 운영 방식에 대해 “합의제에 기초한 집단지도체제”를 제안했다. 또 “대의기관, 집행기구, 당직 등의 배분은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면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제한 뒤, “1991년 통합민주당 통합 등의 전례를 따르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1991년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신민주연합’과 이기택 대표 중심의 ‘꼬마 민주당’이 6 대 4의 지분통합을 한 적이 있다. 당직은 물론이고 지역위원장 자리를 정확히 6 대 4 지분으로 할당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지분 나눠먹기라는 비판이 있다”고 따졌다. 문재인 이사장은 “공천 지분을 나누는 방식의 통합을 얘기한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다. 다만, 진보정당들이 원내교섭단체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방안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또 “공직 후보는 폐쇄적인 방식이 아니라 민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경선 방식을 얘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혁신과 통합’의 제안에 대해 민주당 쪽은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합을 할 대상이 어디인지 아직 불투명한데도 자꾸 통합을 제의하는 것은 결국 ‘혁신과 통합’의 역할과 지분을 의식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지분 협상을 하더라도 지금 민주당 안에는 이를 담보할 수 있는 리더십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일 오후에도 손학규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민주당 주도 통합안을 논의했다. 통합의 주도권을 놓고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이 다투는 모양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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