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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검찰, 시민 견제받아야…지검장 선출제·공수처 등 대안”

등록 2011-12-05 08:27

한명숙 전 총리
한명숙 전 총리
한명숙 전 총리 ‘정치자금 무죄’ 선고 뒤 첫 인터뷰
“통합정당 대표 출마, 국민요구땐 회피 안할것
지도부 경선, 시민들에 문 개방하는 것이 혁신”
“야권의 통합과 총선승리,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이 요구하는 어떠한 역할도 회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민주통합정당의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 손꼽혀 온 한명숙 전 총리가 2차례의 정치자금 재판에서 무죄를 받아 정치적으로 복권된 이후 처음으로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밝혔다. 한 전 총리는 4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국민이 요구하면 어떤 역할이든 마지막 봉사로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통합정당 대표 출마 선언 시기에 대해서는 “12월11일 ‘혁신과통합’과 합당 결의를 하는 민주당의 전당 대회 이후 분명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월31일 무죄 선거 직후 ‘검찰 개혁’ 의지를 피력했던 한 전 총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나 국민뿐 아니라 검찰 스스로를 위해서도 개혁해야 한다”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지방검사장 선출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2012년 대선과 관련해 한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표도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국정운영에 공동책임이 있다”며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두번의 ‘무죄’와 검찰 개혁

“한명숙 통해 민주세력 공격
무소불위의 힘 가지면 부패
수사권도 ‘검찰 집중’ 안돼”


- 검찰의 수사를 받고 1심 재판에서 두 차례 무죄를 선고 받았다. 오랫동안 수사와 재판을 받은 소회는.

“첫 재판부터 2년 정도 걸렸다. 이런 일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 한명숙이라는 개인에 대한 공격 보다는 한명숙을 통해 민주세력, 민주진영 전체를 공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진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내가 잘 버텨야겠다는 각오로 버텼다. 전보다 훨씬 강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 검찰 수사와 기소의 배경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금 정부는 상당히 부패한 정부다. 한명숙은 깨끗한 정치인으로 각인돼왔다. 그런 사람에게 부패의 덫을 씌워서 민주정부, 민주진영 전부가 부패한 것처럼 만들어버리는, 그런 정치 탄압의 형태였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당시 서울시장 유력한 후보였다. 서울시장을 반드시 사수해야겠다는 한나라과 엠비(MB) 정부의 생각으로 유력한 야당 후보에게 족쇄를 채운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고 본다. 결국 0.6% 차이로 졌는데 그런 면에서는 성공한 것이다.”

- 검찰 수사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로부터 들은 얘기가 있을 텐데.

“가장 핵심 증인이었던, (내게) 돈을 줬다는 사람이 진술을 번복할 때 한 얘기가 있다. 검찰에서 회유한 사람, 겁박한 사람이 “이건 윗선에서 하는 것이다. 당신이 아무리 빠져나가려 해도 빠져나갈 수 없다”고 들었다고 진술했다. 여러 정황을 볼 때 기획, 표적 수사임이 분명하다.”

- 재판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우선 검찰이, 법을 지켜야 할 검찰이 피의사실공표라는 위법을 너무 많이 저질렀다. 재판을 받기 전 이미 죄인이 돼있었다. 참 모욕적이었다. 대부분의 언론이 검찰이 주는 방향과 검찰이 주는 사실로만 그대로 받아썼다. 힘없는 사람이 만회할 수 있는 어떤 수단도 없었다는 점때문에 힘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검찰이 가족이나 주위 사람을 수없이 괴롭혔다. 표적 수사, 먼지털이식 수사를 벌였다. 그렇게 털었는데도 별 게 나오지 않았다면 검찰 스스로도 한명숙이 어떻게 살았는지 이제는 알 것이다. 당시 기자회견을 하면서 “한명숙이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말씀드렸었다. 거짓이 아니다. ”

- 재판 과정에서 가장 고마웠던 사람은 누구인가.

“우선은 국민들이다. 국민들이 가장 정확하게 판단을 내려주셨다. 격려해줬다. 힘을 얻었다. 트위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왜 잘 버텨야 하는지를 현명하게 가르쳐주고 힘을 실어줬다. 알지 못하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맘 속 깊은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변호인들이다. 변호인들이 대체적으로 소송비용을 받고 자신들의 전문성을 가지고 변호해주는 정도인데 내 변호인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같이 싸운다는 심정으로 진실을 밝히는 데에 많은 힘을 쏟았다. 보통 재판이 오후 2시에 시작해 새벽 2,3시에 끝났다. 최장시간이고 재판 기록도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가장 많은 부피라고 한다. 그 분들이 아니었으면 진실이 밝혀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저를 위한 대책위가 있었다. 민주당에서도 박주선 의원이 이끌었던 비대위에서 많은 의원들이 같이 해줬다. 특별히 거론하고 싶은 분은 법사위에서 맹활약하신 박지원 대표(전 원내대표), 박영선 의원, 김학재 의원이다. 정말 앞장서 싸워졌다. 특히 박지원 대표는 자기 일처럼 열성이었다.”

-박지원 전 대표가 어떻게 도움을 줬나.

“1차 뇌물 수수사건과 관련해 총리실 의자에 5만불 놓고 갔다고 하지 않았나. 법사위 의원들이 5만불 어떻게 가지고 갔는지, 어떻게 놓고 갔다는 것인지, 그게 가능한지 시연을 해본 적이 있다. 상당히 비주얼하게. 사람들이 한방에 이건 아니구나하는 인식 갖게 했다. 그 이후에도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이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이다. 또 제 참모진들이 2년 동안 같은 식구처럼 열심 도왔다. 제가 좌절하고 힘이 빠져 넘어지지 않도록 울타리처럼 받쳐줬다. ”

- 1심 재판에서 두 차례 무죄를 받았기 때문에 이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도 될 것 같다. 전직 국무총리이자 유력 정치인인데 앞으로 어떤 활동 계획을 가지고 있나.

“2년에 걸친 재판 과정에서 저의 정치적 진로는 거의 차단되고 보류됐다. 보궐선거가 있다거나 이럴 때는 적극적으로 활약해 기여도 했지만 저 자신의 행보는 거의 차단됐다. 두 번의 무죄 받았기 때문에 검찰이 칼을 갈고 있다. 조직의 사활이 걸린 문제니까. 보복하려는 여러 가지 생각들 하고 있을 것이다.

2012년이라는 해가 대한민국의 향후 20년의 미래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기로가 될 것이다. 2012년 두 번 선거 승리를 위해 저는 국민이 요구하면 어떤 역할이든지 몸을 바쳐 정치의 마지막 일이라고 생각하고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는 기본자세 갖고 있다. 마지막 봉사다. 무엇이 필요한지 자신이 진로를 세워놨더라도 국민의 요구에 따라 자꾸 변경이 된다. 국민들에게 물어보면서 요구받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국민의 요구는 바꿔야 한다, 올바르게 대한민국을 세워야 한다는 지상명령이기 때문에 그 명령에 따라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를 하는 데에 제 모든 역할을 다 할 생각이다.”

- 국민들이 검찰 개혁을 원하고 있다. 2012년 정권교체를 통해 검찰 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했는데, 검찰 개혁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어떤 한 권력이 통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존재하거나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면 부패하게 돼있다. 검찰은 통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존재하고 있다. 또 무소불위의 힘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나 국민을 위해 반드시 고쳐야 할 뿐 아니라 검찰 스스로를 위해서도 그렇다. 이미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검찰 스스로의 미래를 위해서도 검찰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검찰이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 지켜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중고교 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것이다. 지킬 수 있는 제도개혁이 필요하다. 견제와 통제를 받는 권력이 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공직자비리수사처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시민으로부터 견제를 받는 검찰이 돼야 건강한 검찰이다. 지방검사장을 선출직으로 돌리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검경 수사권 문제도 너무 검찰에 권한이 집중되면 안 된다. 검찰 권력 자체가 여러 문제가 있지만 정치권에도 검찰 출신 의원이 많아 검찰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지 않나. 정치권내의 검찰 권력과 결합돼 더 강화되는 것이다. 사법개혁이 대두되다가 슬그머니 없어지는 것에는 그런 원인이 있지 않겠나. ”

안철수 현상과 미래

“안철수의 성공은 착한 성공
그래서 국민 신뢰 받는 것…
야권, 반사이익 안주 안돼”

-최근 안철수 현상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명박 정권이 4년 동안 집권하면서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절망으로, 밑바닥까지 내려갔다. 단적으로 얘기하면 1% 대 99% 분열, 최근에는 강남 대 비강남 분열이 극단화됐다. 서민소외도 극단화됐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야당이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대안 있는 수권정당이라는 희망을 주지 못했다. 기존 야당에 속한 정치인으로서 자성을 깊이 했다. 이런 정황 속에서 사회적 변화가 일었다. 가장 큰 것은 디지털화다. 디지털화는 모든 정보를 공개한다. 소통이 쌍방향으로 이뤄진다. 이제는 조중동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통해, 모든 언론매체에서 주권자 역할을 한다. 댓글을 달고 시민이 기자인 시대다. 보다 빠르게 정확하게 민심이 전달되는 시스템이다. 시민의 주권시대가 펼쳐진 것과 안철수 교수가 출연한 것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디지털화라는 사회현상, 표현의 자유가 억눌린 상태에서 자기를 표현할 수 있게 된 사회적 배경, 그리고 엠비 정권의 실정과 야권의 대안과 희망의 부재가 종합적으로 나타난 것이 안철수 현상이라고 본다. ”

- 안철수 교수 개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책을 통해 아는 정도다. 직접 만나본적은 없다. 안 교수가 국민들에게 던지는 이미지는 이런 거 아닌가.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기반해 이전투구를 하는데, 50%의 지지유을 가지고 있는 안 교수는 5% 지지율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아무 조건없이 말 그대로 ‘쿨하게’ 힘을 실어줬다. 1500억원 재산을 조건 없이 내놨다. 앞으로 재단 만들 때 이명박 대통령이나 기존 재벌과도 구분되는 방식으로, 공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내놓아 아주 신선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은 성공하고 싶어한다. 안철수는 성공한 사람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국민성공시대를 내걸었다. 하지만 이명박의 성공신화와 안철수의 그것은 다르다. 안철수의 성공은 착한 성공이다. 도덕성이 담보돼 있고 자기가 창조해서 나누는 성공이다. 그러니까 국민들한테 신뢰를 받는 것이다. 국민과 지도자 사이 가장 큰 것은 신뢰다. 믿음을 받지 못하는 정치인은 어떤 정책을 내놔도 믿지 않는다. 신뢰가 바탕이 된 도덕적인 성공, 이런 측면에서 안철수 교수의 정치적 영향력은 다음 대선까지도 실질적으로 크게 미칠 것이다. ”

-안 교수가 정치를 하려면 총선에 출마해 검증받는 절차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신비주의 전략으로 국민들에게 정치혐오감만 부추긴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어쨌든 안 교수가 제도권 정치에 진입할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자신도 잘 모를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를 간접적으로 접하고 책을 보면 안 교수는 우리나라 사회가 혁신, 변혁돼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어떤 방법으로 할까, 정치인 되어서,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할지는 그 분이 결정할 것이다. 정치권에 진입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은 서울시장 선거 때 증명된 것 아닌가. 정치라는 하나의 분야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것은 확인이 됐다. 안 교수가 어떤 방법으로 사회변혁을 시도할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으나 그의 출현만으로도 큰 지각변동이 일어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우선 박근혜대세론 무너지고, 야권을 비롯해 모든 정치인들이 ‘아 우리도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변혁해야 한다’는 긴장감과 방향성을 갖게 됐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안 교수의 출현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국정운영이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젊은 분이고 창조적인 능력과 신뢰받는 자기 소신이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해도 좋은 영향 미치지 않을까 기대한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희망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뭔가.

“시대가 변함에 따라 국민의 요구가 높아지고 국민 눈높이가 굉장히 명확해졌는데, 민주당은 그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 우리가 가진 당원 구조나 우리의 정책이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지 못했다. 엠비 정부의 실정을 비판해서 반사이익을 얻는 정도를 뛰어넘지 못했다. ”

- 내년 4.11 국회의원 선거, 12.19 대통령 선거를 총체적으로 어떻게 전망하나.

“야권이 통합을 하게 될텐데 민주진보 세력에 유리하다. 선거구도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지금 엠비 정부는 실패했고 한나라당은 정책과 정치 측면에서 수렁에 빠져있다. 그러나 우리가 반사이익만을 얻어 안주해버리면 질수도 있다고 본다. 우리가 어떻게 국민들의 마음에 드는, 정당이라고 할 만한 그릇을 만드는가가 중요하다. 그래서 통합과 변화와 혁신의 요구가 대두된다. 일 대 일 구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 어떻게 합리적이면서도 공정하게 만드느냐가 과제다. ”

- 이명박 정권 4년을 평가한다면.

“자기 스스로 착각과 자기도취에 취해있는 정권이다. 우리 정부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했다. 4대강 생태계를 망쳐놓고도 녹색성장의 아버지라고 했다. 국민들이 뭘 생각하는지에 대해 한번이라도 귀 기울여봤는지 의심이 가는 정부다. 극단적인 분열을 조장하고 재벌과 대기업 위주의 1% 부자만을 위한 정권, 대다수 서민을 소외시킨 정권이다. 특히 젊은이들의 희망을 빼앗아간 나쁜 정권이다. 중장년들은 견딜 수 있다. 그런데 청년들이 희망을 잃는 것은 나라의 기둥이 흔들리는 것이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취업을 준비해야 하고, 등록금 문제로 고통을 받는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취업할 수 없다. 절반 정도가 취업이 안된다. 그런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무엇을 추구하겠는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국민들이 다 읽고 있다. 남은 1년이라도 국민에게 귀기울여야 한다. ”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어떻게 해야 하나.

“현재 이명박 정권이 협상을 한 에프티에이는 반대한다. 우리나라는 70% 이상 무역에 의존하는 통상국가다. 에프티에이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핵심은 국익이다. 미국은 자신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가장 노력하는 대표적 국가다. 미국과 협상할 때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계신 때 국익을 위해서 해라, 한미동맹같은 정치적 논리를 가미하지 마라, 철저히 장사꾼 논리로 임하라고 했다. 국익에 위배되면 당장 중단해도 좋다고 국익을 강조하셨다. 이익균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참여정부가 협상한 에프티에이를 미국이 1년 넘게 비준하지 않았다. 4년6개월 만에 밀실협상을 하고 상당한 이익균형 깨뜨렸다. 미국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자 하루만에 상하원에서 일사분란하게 통과됐다. 그것만 봐도 지금 에프티에이가 한국에 실익이 없다는 것이 증명된다. 사법부가 나섬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 정부가 두려워하는 것 아닌가 느껴진다. 어제(12월3일) 야당과 범국민대책본부가 주최한 에프티에이 집회가 봉쇄됐다. 서울시청 앞에 산성이 다시 등장했다. 엠비 정부가 상당히 긴장한 것 같다. 사법부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이 열려 여론조사를 해도 반대하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힘을 합쳐 지금의 에프티에이는 막아야 한다.”

- 최근 출범한 종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엠비 정부 들어서면서 표현의 자유가 없어지고 여러 언론에 대한 언론탄압이 초기부터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종편 정책을 마련했다. 이명박 정권과 보수 언론의 새로운 권언유착이다. 언론이라는 것은 다양성이 생명이다. 국민들의 알 권리 충족 뿐 아니라 올바른 판단이 가능한 다양한 보도가 중요하다. 보수 일변도의 종편은 절대로 찬성할 수 없다.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을 교체해 재집권하면 사업권 회수가 가능하다고 본다. 종편은 3년에 한번씩 허가를 받는다. 재허가 불허를 포함해 보수 일색의 종편 정책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

- 종편들은 기를 쓰고 정권교체를 막으려 할 것 같다.

“신문도 보수 점유율이 60% 이상이다. 공영방송들은 정권에 장악돼있다. 거기에 보수적인 종편 4개 추가하면 결론은 빤하다. 조중동에 매경까지 보수일색이다. 이런 방송 환경을 가지고 내년에 재집권을 노리는 것 아닌가. 종편 개국을 기점으로 에스엔에스(SNS)와 인터넷을 통한 시민들이 주권 행사를 막으려는 시도가 병행되고 있다. 정말 우려스럽다. 재집권 위한 시나리오가, 언론통제와 방송장악을 통해 시도된다면 정말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특히 광고시장까지 독점해 시장을 확대해 가려는 족벌언론들의 움직임을 보면,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추락할지 예견된다. 국민들이 정신을 차리고 우리 야권과 함께 이런 것을 막아내는 큰 힘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 통합 정당의 지도부 선출 경선 규칙을 놓고 완전국민개방경선과 당원투표가 맞서고 있다.

“당헌에는 당원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돼있다. 당이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당신과 민심이 하나가 되는 수준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다. 지금은 우리가 자인, 자성하고 있는 것이 젊은 사람들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만큼 변화를 이뤄내지 못해서 혁신이 강조되고 있다. 민심과 당심이 분리돼 있다. 국민에게, 시민에게 문을 개방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혁신과 맥락이 닿지 않나. 물론 당심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절충할지는 협상위의 의견을 존중할 생각이다. 절충이 가능하다고 본다.“

-통합정당의 대표직에 출마할 의향인가.

“검찰에 기소돼 너무 오래 고생했다. 무죄가 나자 즉시 언론에서 당 대표 후보에 올려놓고 기정사실화했다. 사람들이 내가 출마한다, 선언하거나 의사를 밝힌 적이 한번도 없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 많은 분들과 깊이 논의하고 있다. 11일 민주당의 (통합 결의를 위한) 전당대회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제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야권의 통합과 총선승리, 정권교체에 가장 좋을지 협의중이다. ”

-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는 출마하나.

“그것도 마찬가지다. 어떤 경우라도 이런 역할 돼줬으면 하는 요구가 있을 때 피하지 않겠다. 가장 적절한 것을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통합(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등)이 새로운 진보통합정당을 만들고 있다.

“처음에 시도했던 것이 대통합이다. 대통합을 이끌기 위해 (진보정당의) 정체성 보장, 연합정당까지 얘기했다. 그런데 진보정당 쪽에서 받아들이지 않아서 통합이 둘로 갈라졌다. 대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쉽다. 하지만 다섯 개의 당으로 있던 것이 둘로 합쳐친 것은 긍정적이다. 특별히 부탁하고 싶은 점은 진보는 진보정당만의 것이 아닌 만큼 진보를 독점 하지 말고 어떻게 외연을 확대하고 진보 쪽으로 견인할지 고민해달라는 것이다. 선거일정 등 물리적 제약이 커서 대통합이 이뤄질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유시민 참여당 대표도 진보정당으로 들어가서 합치게 되면 대통합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얘기를 했다. 기대를 걸고 소통하겠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어떻게 연합 및 연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나.

“필연적으로 해야 한다. 일대일 구도 만들어야 한다. 단일화를 해야 한다. 나는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로 처음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있다. 진보신당은 함께 하지 못했지만 큰 성과를 얻었고 그 이후 보궐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를 지원하면서 동지적 관계가 돈독해졌다.”

-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번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푼다는 공약)였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747 공약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이 후보로 확정된 이후 2개를 뭉쳐서 ‘줄푸세를 타고 747로 국민성공시대 열겠다’고 했다. 박 전 대표의 공약이 없어진 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이 자기 공약에 그 공약을 합쳐서 4년 동안 국정운영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박근혜 전 대표가 했어도 정책적 측면 다를 게 없었을 것이다. 실정에 대해 공동책임을 느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 시절, 사학법 개정 반대운동을 국회밖에서 대대적으로 벌였다. 1년 넘게 국회가 공전했다. 모든 민생 법안을 사학법과 연계했다. 사학법 개정 반대에 올인했다. 결과적으로 누더기법이 되고 말았다. 지금 학생들이 목놓아 외치는 반값 등록금과 연계돼 있다. 영화 <도가니>로 세상에 알려진 인화학교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박 전 대표는 사학재단의 비리와 병폐로부터, 또 한나라당의 정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박 전 대표는 과거세력이다. 그래서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는 어떻게 평가하나.

“손 대표는 민주당에 오셔서 분당 보궐선거에서 선전했고 야권통합을 이루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여러 부작용 있었지만 고군분투 하신 분이다. 손 대표는 현재 민주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문재인 실장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치가 높다. 맑고 깨끗하고 원칙적인 분이다. 최근에는 그 분의 확고한 자세를 확인했다. 2012년 부산에서 총선 승리를 이끄는 총대를 당신이 매겠다는 확실한 각오를 들었다. 본인의 출마 여부는 내가 강하게 밀어붙였다. 부산에서 출마 하시면 이길 수 있다, 승리 이끌 수 있다고 강하게 권해드렸다. 긍정적인 면으로 기울어졌다고 생각한다. 대선 주자로서는 국정경험 부족하다는 평가 있는데, 물론 선출직을 해본 경험이 있으면 좋겠지만 국정 한가운데서 시민사회수석, 민정수석, 비서실장까지 했다. 국정 전체를 내다보면서 항상 정무적 판단을 해야하는 자리다. 첨예한 사안들마다 정무적인 판단을 해서 정책화해서 대통령에게 조언하고 판을 짜는 위치다.”

-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를 어떻게 평가하나.

“능력이 특출하고 색깔이 선명하고 사람이 분명한 분이다. 진보 쪽으로 가서 자기 목소리를 분명하게 낼 것이다. 대통합 이뤄지지 않았는데 그런 노력을 유 대표가 확실하게 해서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데에 보다 안전하고 좋은 방향이 되도록 역할해줬으면 한다.“

- 김두관 경남지사를 어떻게 평가하나.

“보통 사람의 성공신화를 이룬 분이다. 척박한 땅에서 이장에서 군수되고, 행자부 장관, 민주당 최고위원 거쳐 경남도지사 됐다. 경남에서 스스로 자력으로 이뤘다는 점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 한분 한분이 자신의 지지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뒤 나중에 힘을 합쳐야 한다. ”

인터뷰/성한용 선임기자, 정리/김보협기자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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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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