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에스비에스> ‘힐링캠프’에 출연해 공개한 수영복 입은 모습과 군복무 시절 웃통을 벗은 모습. <에스비에스> 화면 갈무리
방송서 인생·정치 ‘수다’
시청률 높아 흥행 성공
시청률 높아 흥행 성공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예능 정치’가 화제다. 이들은 각각 2일과 9일 밤 방송된 <에스비에스> ‘힐링캠프’에 나와 인생과 정치를 얘기했다.
문 고문은 솔직하고 거침없는 화법으로 삶의 역정을 풀어냈다. 1980년 유치장에서 사법시험에 붙고 3차 면접 직전 안기부 직원이 과거 학생운동을 반성하느냐고 캐물었을 때를, “반성한다고 하면 쪽팔리잖아요. ‘나는 달라진 게 없다’고 하고는 계속 불안해 했지요”라고 돌이켰다. 친구 도시락 뚜껑에 급식으로 나온 강냉이 죽을 받아 허기를 달랬던 유년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면서는 “요즘 무상급식은 받는 애들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난은 나를 철들게도 했고, 주눅들게도 했지요”라고 했다.
앞서 박 위원장도 진솔하게 인생의 주요 사건들에 대한 기억을 토로했다. “가슴에 구멍이 숭숭 나고 심장이 없어진 것 같았다”, “밥이 모래알 같았다”고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었을 때의 충격을 표현했다. 다만 민감한 정치적 주제에는 즉답을 피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 17년에 대해서는 “지금은 시비가 있으니까, 그거야말로 국민과 역사의 판단에 맡길 일”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과 문 고문 모두 젊은 시절 몸매가 드러난 사진을 공개하는 등 인간적 매력도 뽐냈다. 엠시 한혜진씨는 박 위원장에게 “일을 많이 하니까, 야근해”, 문 고문에게 “이제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닌) 1인자가 되라고, 문제일”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흑룡띠 동갑내기 두 정치인의 출연으로 ‘힐링캠프’는 2일 12.2%, 9일 10.5%(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26일 방송분 5.9%보다 크게 올라간 수치다. 두 사람 다 대중성 확보라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일부에선 시청률은 1.7%포인트 낮았지만, 문 고문이 좀 더 효과를 본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 신인으로서 대중적 인지도를 크게 높이고 단박에 박 위원장과 같은 반열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게 됐다는 것이다. 서영석 전 <서프라이즈> 대표는 트위터에 “두사람 인지도 차이를 감안하면 선전했다고 볼수 있겠네요. 문재인이 어떤 사람인지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는 점이 수확일 듯”이라고 썼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문재인 별명 “이제 1인자가 되라고…”
■ 16살 가해학생의 고백 “처벌강화요? 안걸리면 그만”
■ 변양균, 신정아사건 뒤 사표내러가니 노무현은…
■ 한-미 FTA 이끈 통상관료 또 삼성 품으로
■ 최시중 양아들 “학인이가 구속될지 몰랐다”
■ 16살 가해학생의 고백 “처벌강화요? 안걸리면 그만”
■ 변양균, 신정아사건 뒤 사표내러가니 노무현은…
■ 한-미 FTA 이끈 통상관료 또 삼성 품으로
■ 최시중 양아들 “학인이가 구속될지 몰랐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