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흐름
돈봉투 지시자 박희태 의장 직접 지시 또는 승인 여부
돈의 출처는 개인 조달 쉽지않아…친이 지원사격?
또다른 수령자 원내외 당협위원장들 의혹 초점에
전화한 실세는 김효재 청와대 수석 등 가능성 거론 밝혀야할 4대 의혹 검찰이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11일 돈봉투 전달자로 지목된 박희태 국회의장의 비서 출신 고아무개(41)씨를 조사함에 따라, 2008년 전대 당시 ‘검은돈’의 실체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검찰 조사에서 밝혀져야 할 핵심 의혹은 크게 네 가지다.
■ 누가 지시했나? 고씨에게 돈봉투 살포를 직접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진실규명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다. 이 인물은 박희태 후보와 그를 조직적으로 지원한 친이계 실세들의 개입 의혹을 풀어줄 연결 고리이다. 고씨는 당시 박희태 후보 쪽 선거캠프의 ‘말단’으로, ‘돈 배달 역’에 그쳤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박희태 국회의장의 측근인 고씨가 돈 살포자로 확정될 경우 박 의장의 직접 지시 내지 승인 여부에도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박 의장을 20여년 이상 측근 보좌한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도 돈봉투가 유통된 경로에 개입됐을 가능성과 관련해 주목받는 인물이다.
■ 누구의 돈인가? 고씨는 돈봉투 배달을 스스로 결정할 수도 없거니와, 그 돈을 마련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돈의 출처는 이 사건의 본질이기도 하다. 검찰도 이 부분에 수사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돈의 출처와 관련해 고승덕 의원이 던진 단서는 하나다. “쇼핑백 크기 가방 속에는 똑같은 노란색 봉투가 잔득 끼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자금을 후보 개인이 후원금을 통해 마련할 수 있었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특정 후보 개인돈이 아니라 친이계 계파 차원에서 마련된 자금이거나 2007년 대선 잔금이 이월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 또 누가 받았나? 돈봉투가 배달된 이들과 숫자가 특정되면 당시 선거에 쓰인 ‘비공식 비용’의 전체 규모를 가늠하고, ‘돈봉투’의 성격도 추정할 수 있다. 지지세력의 전당대회 참석을 독려하기 위한 단순 거마비로 간주될지, 부동층까지 ‘매표’하려는 ‘검은돈’으로 간주될지에 대한 검찰의 판단에 따라 정치적 파장도 차원을 달리한다. 뒷돈이 대의원을 전당대회에 참석시키기 위한 차비·식비 등으로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돈을 직접 받았을 개연성이 있는 이들로 원내외 당협위원장이 지목된다. 다만 그런 돈을 후보 비서가 의원회관을 돌며 직접 건넸을 가능성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다.
■ 돈 돌려받고 전화한 실세는 누구인가? 고 의원은 검찰조사에서 “돈봉투를 돌려준 뒤 박희태 대표 쪽 인사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는데 그래서 돈봉투를 보낸 사람을 확신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후 그 인사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고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6개월 뒤 동료 의원들로부터 ‘돈봉투를 돌려주면서 (돈을 준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확실히 밝혔어야 했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문제의 원인을 깨달았다”며 “그분과 돈을 전달했던 두 분은 지금도 저를 음해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전화를 건 인사가 상당한 ‘실세’일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일각에선 전화를 건 인사로 김효재 정무수석을 주목한다. 2008년 5월 김 수석(당시 당선자)은 ‘박희태’가 대표가 되어야 이유를 보고서로 작성해 대표에게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김 당선자 쪽은 “박희태 대표론에 김효재 당선자가 총대를 메기로 하고 보고서를 냈다”며 “18대 공천 때 박희태 대표가 김효재 수석을 많이 도와 줬는데 정작 본인은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전당대회 나흘 뒤 박희태 대표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김 수석이 청와대·친이계의 의중을 당에 전하는 가교 구실을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돈의 출처는 개인 조달 쉽지않아…친이 지원사격?
또다른 수령자 원내외 당협위원장들 의혹 초점에
전화한 실세는 김효재 청와대 수석 등 가능성 거론 밝혀야할 4대 의혹 검찰이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11일 돈봉투 전달자로 지목된 박희태 국회의장의 비서 출신 고아무개(41)씨를 조사함에 따라, 2008년 전대 당시 ‘검은돈’의 실체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검찰 조사에서 밝혀져야 할 핵심 의혹은 크게 네 가지다.
고승덕 의원에게 돈봉투를 전달한 인물로 지목된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고아무개(41)씨가 11일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검찰이 압수수색 중인 집을 나서고 있다. <문화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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