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겨레21 김정효
“최환 부장검사가 압박 막아내고 부검 지시” 안 의원 주장 반박
“박종철 열사 죽음이 진로에 영향 끼쳐…총선 출마 계획없다”
“박종철 열사 죽음이 진로에 영향 끼쳐…총선 출마 계획없다”
14일은 서울대생 박종철씨가 치안본부(현 경찰청)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치사당한 지 25돌이 되는 날이다.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터무니없는 변명을 늘어놓으며 사건을 덮으려 했던 전두환 군부정권의 고문은폐 행태는 국민의 분노를 촉발해 결국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돼 한국의 민주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12월30일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고문후유증 별세는 고문의 참상과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새삼 사람들 가슴속에 아로 새기기도 했다.
박종철씨의 고교 1년 선배로 박씨와 각별한 사이였던 조국 서울대 교수는 13일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종철이의 죽음은 나의 진로에 여러가지 영향을 미쳤다”면서 “국가 형벌권을 어떻게 통제해야 할 것가, 국가 형벌권은 어떻게 행사되어야 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제 전공으로 형사법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이유로 고문 가해자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지, 저는 이런 것을 법률적 부조리로 본다”면서 “고문과 같이 국가가 반인권적 국가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적용을 정지하거나 폐지하는 입법적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수사검사로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을 세상에 알린 게 자신이라는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남영동 대공분실 형사들이 서울지검 공안부로 와서 바로 화장하라고 주장했는데 은폐를 저지하고 당시 안상수 검사에게 부검을 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최환 부장검사였다”면서 “그는 고위당국자, 안기부, 청와대 등을 통해 끊임없이 압박을 가하는 것을 막아내고 검사에게 부검실시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의원은 1995년 출간한 <안검사의 일기>에서 자신과 박종철씨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유명해졌으며, 이듬해인 1996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됐다.
그는 박종철씨 25주기 추모식과 관련해 “백기완, 함세웅씨 등 어른들의 추도사를 하고 지난해 박종철 인권상 수상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휴대폰으로 추도사를 할 것”이라며 “마지막으론 박 열사가 살해당했던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로 가서 명진스님이 영가축원 행사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4월 총선 출마계획을 묻는 질문에 “지역구든 비례대표든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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