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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노회찬, 통합진보당 지지율 하락에 “비상상황”

등록 2012-01-26 15:40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
민주통합당에 젊은층 뺏기고 차별성 없어 난감
김영경 위원장 민주당 입당엔 “쇼크받았다”
“우리당으로서는 비상상황입니다. 바람이 분다고 달라질 수 있는 게 아닌 거죠. 저도 걱정이 많습니다. ”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26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통합으로 새로운 진보정당의 깃발을 새운 지 두달이 지나도록 지리멸렬함을 면치못하고 있는 당 지지율에 대해 “절치부심하고 있다”며 위기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청년실업의 상징적 인물인 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민주통합당에 입당하기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쇼크를 받았다”며 뼈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제 트위터를 통해서 일주일 전부터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저도 청년과 노동을 상징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영입했으면 하는 생각이지만 영입보다는 응모형식을 중시하는 게 당의 입장이다보니 민주통합당에 빼앗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팟캐스트 방송인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프로듀서도 자신의 트위터에 김 위원장에 대해 “제가 통합진보당 대표라면 영입 뒤 비례대표 상위순번 배정으로 모실 것 같습니다”라고 통합진보당의 움직임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은 초라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25일 발표한 1월 셋째주(16~20일) 조사결과를 보면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0.4%포인트 올랐지만 3.6%에 머물고 있다. 시사주간지 <시사인> 최근 조사결과도 3.2%로 큰 차이가 없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통합한 첫주인 지난해 12월 첫주 리얼미터 조사에서 10.3%, 둘째주 10.2%의 고공행진을 하던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산술적으로만 봐도 통합진보당 출범 직전인 11월말 민주노동당 4.8%, 국민참여당 2.1%의 지지율을 합친 수치에서 반토막이 난 것이다.

신우석 리얼미터 조사분석 팀장은 통합진보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민주통합당의 출범을 꼽는다.


신 팀장은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민주통합당이 출범한 12월 셋째주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이 6.1%로 전주에 비해 4.1%포인트 떨어진 반면 민주통합당은 22.2%에서 30.9%로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그 이후 국민참여경선이 혼합된 대표경선을 채택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나라당을 역전하기 시작해 1월 셋째주 조사에서는 한나라당과의 격차를 10.6%포인트까지 벌려놓았다.

<나는 꼼수다> 팬들과 정봉주 전 의원 지지자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국민참여 경선에 대거 가담하면서 40만명 이상의 일반국민들이 대표 경선투표에 참여했다.

노 대변인은 이에 대해 통합 이후 “당 내부의 뼈아픈 실책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통합진보당이 출범하고 곧바로 민주당 당대표 선거가 치러진 상황에서 당이 신상품 ‘론칭마케팅’이라는 홍보가 굉장히 약했다”며 “한가족 세지붕이 되다보니 내부정비에 당력이 집중돼 통합된 정당이 어떻게 나가야 할지에 대한 의견 통일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이 개혁드라이브를 세게 걸고 모바일선거 열풍을 일으키면서 통합진보당이 민주당과의 무슨 차별성이 있는지, 어느쪽이 더 개혁적인지 애매한 상황이 연출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특히 모바일 투표 열풍으로 나타난 젊은층의 정치참여에 대해 “나꼼수 등으로 새롭게 정치에 눈을 뜨고 관심을 갖게 된 젊은층이 대거 통합민주당 경선과정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경계가 무너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명의 유사성도 이런 경계가 무너지는 데 일조했다는 게 노 대변인의 분석이다.

그러나 그는 과거보다 진보에 대한 대중들의 호감도는 높아졌다고 지적하면서 “당의 비호감도가 높아져서 지지율이 떨어진 게 아니라 당이 이런 진보 호감도를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외부적 요인에서 원인을 찾기보다는 내부 반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처방책을 내놓았다.

“어렵게 통합을 이뤄낸 만큼 자신감도 있지만 지금 상황은 자신감에만 만족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장 야권연대를 전제로 오는 4월 선거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20석)이라는 당면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큰 궤도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우석 리얼미터 팀장은 “큰 변화가 없는 한 통합진보당이 지지율을 5% 이상으로 높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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