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 선정과 관련해 문성근 최고위원이 전면 재구성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가 문 최고위원에게 귀엣말을 하는 모습.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도종환 등 외부인물 7명에 당내 7명 옛 민주계로
통합당쪽 배제…“독단적 공심위 인선” 재구성 촉구
통합당쪽 배제…“독단적 공심위 인선” 재구성 촉구
민주통합당이 3일 공천심사위원회 명단을 발표했으나, 문성근 최고위원과 장세환 의원 등이 전면 재구성을 요구하는 등 거센 반발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내·외부 인사가 7명씩 포함된 공심위원 14명의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외부 인사로는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58) 시인과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이남주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조선희 전 한국영상자료원장,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조은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문미란 미국 변호사 등이 포함됐다. 당 내부 인사로는 재선의 노영민·박기춘·백원우·우윤근·전병헌·조정식 의원과 비례대표 초선인 최영희 의원이 선임됐다. 지난 1일 인선된 강철규 위원장을 포함해 민주당 공심위는 모두 15명으로 구성된다.
당 일부에선 한명숙 대표가 시민사회 출신 등을 배제한 채 특정 계파와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독단적으로 공심위를 구성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 내부 공심위원 7명은 모두 옛 민주당 출신 의원들이며, 지역별로는 서울 및 수도권 출신이 4명(박기춘·백원우·전병헌·조정식), 충북 1명(노영민), 호남 1명(우윤근), 비례대표 1명(최영희)이다.
시민통합당 출신 인사들은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공심위 구성에서 배제돼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문성근 최고위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시민통합당 출신은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대로는 공천심사(가 공정할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 최고위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통합당 공심위 구성에서 ‘통합’의 정신을 찾을 수 없다”며 “공정한 공천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공심위의 전면재구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문 최고위원은 이날 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열린 비공개 준비회의에서 공심위 인선 재고를 요구했으나 한 대표가 “일정상 어렵다”며 거부하자, 즉각 퇴장한 뒤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앞서 문 최고위원은 시민통합당 출신으로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와 소문상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공심위원으로 추천했으나, 모두 배제됐다. 시민통합당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혁신과 통합’ 관계자는 “당 내부 위원 중 박기춘은 박지원, 우윤근은 박영선, 노영민은 이인영, 조정식은 김부겸 최고위원이 각각 추천했다”며 “한 대표는 문 최고위원이 추천한 두명은 다 거부하고 백원우, 전병헌, 최영희 의원 세 사람을 자기 몫으로 넣었다”고 전했다.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장세환 의원도 이날 성명을 통해 “특정 계파의 이익과 기득권 지키기로 비친 이번 공심위 인선으로 한명숙 지도부에 대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균형적인 공심위를 재구성하라”고 촉구했다.
한 대표 쪽은 의도적인 특정 계파 배제는 아니라면서도 공심위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재인선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신경민 대변인은 “이미 의결이 됐기 때문에 이를 뒤집을 순 없고, 이후 비례대표 공심위 등 여러 분야 인선에서 통합정신을 살릴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6일 공심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공천심사의 원칙과 기준, 경선방식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나, 당 내 반발이 지속될 경우 차질이 예상된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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