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뉴스분석
일본 건너가 주일미군·자위대와 첫 연합훈련
‘전략적 유연성’ 한층 강화
한국 전방-일본 후방 모양새
미, 중국 포위 밑그림 드러내
일본 건너가 주일미군·자위대와 첫 연합훈련
‘전략적 유연성’ 한층 강화
한국 전방-일본 후방 모양새
미, 중국 포위 밑그림 드러내
주한미군이 사상 처음으로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연합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주한미군을 한반도 밖에서도 활용하기 위한 본격적인 포석이자, 한·미·일 3국 군사협력 강화를 염두에 둔 조처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주일미군과 일본 육상자위대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야마사쿠라 연합훈련을 진행중이다. 야마사쿠라 훈련은 미국 태평양 육군과 주일 미 육군, 일본 육상자위대가 함께하는 연례 훈련인데,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 주둔중인 미8군 병력이 참가했다. <아사히신문>은 3일 한국에 주둔하는 미8군 소속 150명이 지난달 24일부터 6일까지 일본 효고현 이타미시의 육상자위대 주둔지 등에서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8군은 지난달 20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훈련에서 자신들의 역할과 관련해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부대들의 상급 사령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이 주일미군, 자위대와 함께하는 이번 훈련이 주목받는 이유는 주한미군을 유사시 아시아태평양지역 다른 지역 분쟁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 강화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주한미군의 성격을 단순 주둔군에서 전천후 기동군으로 재편하기 위해 한국 내 기지들을 통폐합해 평택으로 모으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3월에는 미2사단 병력 500명을 차출해 필리핀 ‘발리카탄’ 훈련에 참여시켰다.
미국의 이런 일련의 조처들은 사실상 중국을 염두에 둔 행보이다. 미국은 지난해 말 오스트레일리아 북부 다윈 기지에 해병대 2500명을 주둔시키고 싱가포르에 최신예 전함을 배치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1975년 종전 뒤 처음으로 베트남 깜라인만(캄란만)에 함정을 보내며 베트남과의 협력도 강화했으며, 최근엔 20여년 만에 필리핀에서의 미군 전력 증강을 위한 논의를 필리핀 당국과 진행중이다.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의 큰 그림에서 보자면, 중국 남부 해안 방면에서는 필리핀이 전방, 오스트레일리아가 후방을, 중국 동부 해안 방면에서는 한국이 전방, 일본이 후방 역할을 맡게 되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의 국방비 대폭 삭감 방침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현실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이 2010년 발표한 ‘4개년 국방 검토보고서’(QDR) 등을 보면, 미군의 역할에 대해 한-미 동맹의 억지력과 방위뿐만 아니라 지역 및 세계 방위 협력에 기여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결국 이번 훈련은 주한미군의 성격이 실제 변해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울러, 미군 전략상 중국 베이징과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평택기지의 중요성도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번 야마사쿠라 연합훈련이 주목을 받는 또다른 이유는, 훈련의 한 축이 일본 자위대라는 점이다. 국민 정서도 정서거니와 장기적 군사전략 차원에서 일본과의 군사적 연계 강화는 위험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으로서는 일본의 바람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2일 일본 정부가 연합훈련 모습을 언론에 공개한 것도 허투루 볼 일은 아닌 셈이다. 앞서 지난달 30~31일 한-미-일 국방부 차관보급 당국자들이 모여 회담을 연 것을 두고서도 일본 언론들은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한국 국방부는 애써 그 의미를 축소했다.
한국으로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균형 이외에도, 군사적 측면에서 일본과의 적절한 관계 유지라는 또다른 무거운 짐을 지게 된 셈이다.
이순혁 기자, 도쿄/정남구 특파원 hyu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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