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인사혁신 실종
386 출신들 다시 당 좌우, 공천혁명 용두사미 될판 ② 야권연대 뒷전
양쪽 모두 내부사정 복잡, 당 일각 “연대 안해도…” ③ 관리능력 부재
‘전직’들 대거 공천 신청, 걸러내기 쉽지 않을 듯 “지금 민주통합당에 대한 지지는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한나라당)의 잘못으로 인한 일시적 반사이익일 뿐이다. 사실은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겸손한 태도로 수권능력과 정책을 차분하게 보여줘야 하는데 너무 자신만만하다. 오버하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지금 민주당이 잘하고 있다고 보느냐’고 12일 정장선 의원(54)에게 물었더니 나온 답변이다. 정장선 의원은 사무총장을 지낸 3선 의원이다.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역시 불출마를 선언한 장세환 의원(59)에게는 당 지도부가 무엇을 잘못하는지 물었다. “당직과 공천심사위원회 인사에서 시민사회와 호남을 거의 배려하지 않았다. 그러려면 합당을 왜 했냐는 불만이 팽배하다. 정책은 한-미자유무역협정 폐지만 앞세우고 있는데, 이건 매우 위험하다. 왜 민주당을 찍어야 하는지를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의 지나친 낙관론과 취약한 리더십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당내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여야 대결이 지금보다 훨씬 격렬해지고, 박근혜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에 적극 나설 경우, 자칫 원내 1당을 새누리당에 ‘상납’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다. 비판에는 몇 가지 근거가 있다. 첫째, 야권연대 부진이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총선연대 물밑 대화를 진행하고 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번 주 안에 공식 창구를 만들어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양쪽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부딪치고 각 당 내부 사정이 복잡해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4·11 총선 후보등록은 3월22~23일이라 시간이 별로 없다. 심지어 민주당 일각에서는 “안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흐름이 감지된다.
둘째, 혁신의 실종이다. 통합에 따른 전당대회 ‘꽃가루 효과’와 새누리당의 잇단 악재로 민주당 정당 지지율이 새누리당보다 높아진 이후, 민주당 안에서는 ‘혁신’이나 ‘개혁’이라는 말을 듣기 어려워졌다. 당 관계자는 “연말까지만 해도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공천개혁 등 판을 갈아엎는 수준의 혁신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통합 이후 혁신의 동력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셋째, 기득권 체제를 온존시킨 당내 인사다. 민주당에는 한명숙 대표가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 임종석 사무총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있다. 과거 정세균·손학규 대표 체제에서 당의 주류를 차지했던 ‘386 운동권’ 출신들이 당을 다시 장악했다는 것이다. 중하위 당직자들도 기존 인맥이 유지되고 있다. 민주당은 당직자 몫으로 비례대표 2석, 전략공천 1석을 할당하기로 했다. 총선기획단(단장 이미경 의원)에는 우상호 본부장, 임종석 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대거 포진했다. 기획단과 사무처 분리가 별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넷째, 후보 난립을 제어하지 못하는 관리 능력 부재다. 호남은 물론이고 수도권의 민주당 예비후보들 사이에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기류가 팽배하다. 능력없는 전직 의원들이 대거 나선 것도 그런 이유다. 따라서 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가 이들을 어떻게 걸러낼지가 관심사다. 당 관계자는 “인위적인 공천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는데 그렇게 하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단순히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며 “기존 정치인들에게 유리한 판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선거운동 현장에서는 이미 야권 후보들끼리 인신비방, 선관위 고발, 함정 적발 등이 판치고 있다. 호남 농어촌 지역구는 아무런 대비 없이 당내경선을 하면 틀림없이 동원선거 및 돈봉투 사고가 터진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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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모두 내부사정 복잡, 당 일각 “연대 안해도…” ③ 관리능력 부재
‘전직’들 대거 공천 신청, 걸러내기 쉽지 않을 듯 “지금 민주통합당에 대한 지지는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한나라당)의 잘못으로 인한 일시적 반사이익일 뿐이다. 사실은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겸손한 태도로 수권능력과 정책을 차분하게 보여줘야 하는데 너무 자신만만하다. 오버하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지금 민주당이 잘하고 있다고 보느냐’고 12일 정장선 의원(54)에게 물었더니 나온 답변이다. 정장선 의원은 사무총장을 지낸 3선 의원이다.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역시 불출마를 선언한 장세환 의원(59)에게는 당 지도부가 무엇을 잘못하는지 물었다. “당직과 공천심사위원회 인사에서 시민사회와 호남을 거의 배려하지 않았다. 그러려면 합당을 왜 했냐는 불만이 팽배하다. 정책은 한-미자유무역협정 폐지만 앞세우고 있는데, 이건 매우 위험하다. 왜 민주당을 찍어야 하는지를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의 지나친 낙관론과 취약한 리더십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당내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여야 대결이 지금보다 훨씬 격렬해지고, 박근혜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에 적극 나설 경우, 자칫 원내 1당을 새누리당에 ‘상납’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다. 비판에는 몇 가지 근거가 있다. 첫째, 야권연대 부진이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총선연대 물밑 대화를 진행하고 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번 주 안에 공식 창구를 만들어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양쪽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부딪치고 각 당 내부 사정이 복잡해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4·11 총선 후보등록은 3월22~23일이라 시간이 별로 없다. 심지어 민주당 일각에서는 “안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흐름이 감지된다.
둘째, 혁신의 실종이다. 통합에 따른 전당대회 ‘꽃가루 효과’와 새누리당의 잇단 악재로 민주당 정당 지지율이 새누리당보다 높아진 이후, 민주당 안에서는 ‘혁신’이나 ‘개혁’이라는 말을 듣기 어려워졌다. 당 관계자는 “연말까지만 해도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공천개혁 등 판을 갈아엎는 수준의 혁신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통합 이후 혁신의 동력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셋째, 기득권 체제를 온존시킨 당내 인사다. 민주당에는 한명숙 대표가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 임종석 사무총장을 임명한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있다. 과거 정세균·손학규 대표 체제에서 당의 주류를 차지했던 ‘386 운동권’ 출신들이 당을 다시 장악했다는 것이다. 중하위 당직자들도 기존 인맥이 유지되고 있다. 민주당은 당직자 몫으로 비례대표 2석, 전략공천 1석을 할당하기로 했다. 총선기획단(단장 이미경 의원)에는 우상호 본부장, 임종석 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대거 포진했다. 기획단과 사무처 분리가 별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넷째, 후보 난립을 제어하지 못하는 관리 능력 부재다. 호남은 물론이고 수도권의 민주당 예비후보들 사이에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기류가 팽배하다. 능력없는 전직 의원들이 대거 나선 것도 그런 이유다. 따라서 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가 이들을 어떻게 걸러낼지가 관심사다. 당 관계자는 “인위적인 공천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는데 그렇게 하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단순히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며 “기존 정치인들에게 유리한 판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선거운동 현장에서는 이미 야권 후보들끼리 인신비방, 선관위 고발, 함정 적발 등이 판치고 있다. 호남 농어촌 지역구는 아무런 대비 없이 당내경선을 하면 틀림없이 동원선거 및 돈봉투 사고가 터진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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