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련도 사퇴…‘단일화 갈등’ 대부분 해소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2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e-mail]

양당 협력복원 모색…‘이의제기’ 민주·통합진보 후보들 ‘불출마’

파탄 위기에 놓였던 야권연대가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23일 오후 극적인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전격 사퇴가 이뤄낸 결실이다.

이정희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국회 기자실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30분 뒤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에서는 경기 안산단원갑 백혜련 후보가 후보직 사퇴를 밝혔다.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이정희 대표가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 속에서 큰 결단을 해주신 것에 경의를 표한다”며 “민주통합당의 백혜련 후보 또한 야권연대 실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결단해준 것에 대해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을 문제가 해결된 이날, 그동안 경선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서울 성동을, 동대문갑, 인천 연수의 통합진보당 후보들도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들 민주통합당 후보를 돕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서울 은평을(천호선), 노원병(노회찬), 경기 고양덕양갑(심상정)에서 경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던 민주통합당 후보들도 이날 최종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전국적인 야권연대가 사실상 완성된 것이다.

무너진 양쪽의 신뢰를 회복시킬 방법과 절차가 문제로 남았다. 양당 관계자들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한다. 민주당 주요 당직자는 “이번 총선은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하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 선거인데, 야당이 그간 발목잡혀 있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롭게 할 수 있는 국면이 온 것”이라며 “비 온 뒤에 굳어지는 땅처럼 양당의 협력을 공고히 하는 조처들을 검토하고 실행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서는 입을 닫았다. 양쪽의 합의가 없는 내용은 섣불리 밝히지 않겠다는 신중함으로 읽힌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이날 오후 4시 한명숙 대표와 이정희 대표의 만남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가 25일로 미뤘다. 두 대표가 만난 뒤 대외적으로 밝힐 내용이 미처 마련되지 못한 탓이다. 두 대표가 만나면 양당 공동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등의 성과가 보여야 한다.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의 백승헌 변호사는 “양당의 공동 선거운동을 통해 각 정당 내부에서 상처받은 관계자들과 지지자들을 치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또 연대는 진보개혁 세력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한 것이므로 이를 위한 상설기구를 가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의 정치적 앞날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통합진보당 안에서는 당권파를 중심으로 사퇴 결정에 반발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지만, 외부에서는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정치인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류가 강하다.

성한용 선임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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