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이동·일자리…이런 문제 풀사람이 대통령에 올라가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 총선 앞 정치를 말하다
서울대 강연서 입장 밝혀
“특정진영 논리에 안기댈것”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27일 올해 대선과 관련해 “누가 정권을 잡든지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에)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또 정치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만약 참여한다면 어떤 특정한 진영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정 진영에 가담하지 않고,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라는 바람직한 대통령상을 제시함으로써 사실상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안 원장은 이날 서울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제가 정치를 안 하겠다고 선언하면 그동안 긴장했던 양당의 정치하는 분들이 다시 옛날로 돌아갈 것이고, 어디 (특정 정당에) 참여하겠다고 하면 싸우고 공격하는 대상이지 긍정적 역할을 못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4·11 총선을 2주 남짓 앞두고 나온 안 원장의 이날 발언은 그간의 정치 참여 관련 언급 중 가장 수위가 높다.

안 원장은 질의 응답 시간에 “대선에 출마할 뜻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제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은 제가 머물러온 이 자리에서 양쪽(여야)을 끊임없이 자극해서 쇄신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지지율이 낮아지니까 액션해야 하지 않느냐는 건 천만의 말씀”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여야 어느 한쪽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채 정치와 관련한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이어 “만약 정치에 참여한다면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며 “공동체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쪽으로 하지, 진영 논리에 휩싸여 공동체의 가치를 저버리는 판단은 지금까지 해온 행보와 안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은 대선 이야기를 하기가 너무 빠른 게, 지금 대선에 출마한다는 분이 한 분도 없지 않으냐. 왜 저한테만 (출마 여부를) 묻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정치는 사회 문제를 풀려고 있는 것이고, 국민이 그러라고 소중한 권한을 (정치인들에게) 주는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그걸 갖고 자기 것인 양 싸우면 안 된다”고 기성 정치권을 비판했다.

안 원장은 “국민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들, 사회 계층 이동이 차단된 사회 구조,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 시스템은 다 구체제”라고 규정한 뒤 “미래 가치가 중요한데 싸우기만 한다. 과거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게 사회갈등을 풀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계층간 이동을 하는 것인데 그런 능력은 하나도 없이 정권만 잡으면 국민들이 관심 없을 것”이라며 “누가 정권을 잡든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에) 올라가야지, 그냥 누가 승리하는 데만 집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재단 설립 등의 과정에서 정치적 발언을 극도로 자제해 온 안 원장이 총선을 목전에 두고 가정법의 형태나마 자신의 정치 참여 가능성을 언급하고 ‘대통령의 자격’과 관련해 구체적인 발언을 함에 따라 4월 총선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김외현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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