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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김·문 탈당’ 파문…친박 “박근혜와 대화할 때 한계를 느낀다”

등록 2012-04-23 11:58수정 2012-04-23 13:58

박근혜
박근혜
 김형태·문대성 등 추문에 휩싸인 당선자 처리를 늦추다 ‘새누리당이 오만해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판단 착오를 지적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친박계 이혜훈 의원은 20일 인터넷매체인 <폴리뉴스>와 인터뷰에서 김형태·문대성 당선자 문제에 대해 “총선 때까지는 제가 보고 드리는 사람이었다. 총선이 끝나고 나서는 어떻게 보고 드렸는지 모르겠다”며 “박근혜 위원장에게 드리는 보고가 사실과 다르게 가지 않았나 하는 것이 제 짐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고 전제를 달았다.

이 의원은 “(김형태 당선자의 경우) 음성 파일의 목소리가 똑같은 동일인이라는 보도가 나오니까 (박 위원장이) 곧바로 처리를 했다”며 “폭로 내용 자체가 ‘거짓이다. 음해다’라는 보고를 받은 거 아닌가, 진실공방이 있는 문제로 보고 받은 거 아닌가 한다”고 추정했다. 박 위원장이 두 당선자 처리와 관련해 ‘선 사실관계 확인, 후 조처’라는 입장을 견지한 것이 측근들의 잘못된 보고에 따른 판단 착오였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친박계 핵심인 유승민 의원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할 때 한계를 느낀다”며 “박 위원장이 다양한 이야기를 듣지 않아 판단에 문제가 생긴다”고 박 위원장을 직접 겨냥해 비판했다.

 유 의원은 20일 <서울경제>와 한 인터뷰에서 문대성·김형태 당선자 탈당과 관련해 “두 사람 다 공천 과정에서 문제가 터졌을 때 정리하는 게 맞았다”며 “박 위원장에게 보고했지만 안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탈당이 늦어지면서 비난만 받았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박 위원장이 과감하게 결정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박 위원장이 좋은 보좌를 받지 못해 판단에 문제가 있다”며 “박 위원장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박 위원장 주변에 쓴소리 하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쓴소리도 박 위원장을 만나야 한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통화도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을 중용한 것과 관련해 “원래 박 위원장은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면 조그만 일에 감동받아 가까이 쓴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박 위원장을 가까운 거리에서 도울 기회는 없을 것”이라며 “어차피 내가 쓴소리를 하니 박 위원장도 나를 싫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 의원의 강경한 박 위원장 비판을 놓고 박 위원장과 결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친박내 야당을 자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 의원 쪽도 발언 배경과 관련해 언론에 “박 위원장 대통령 만들기 위한 충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안에서는 친박계 핵심 의원들이 잇따라 박 위원장의 판단 문제를 지적한 것을 놓고 박 위원장 보좌 기능을 정비하고, 친박 내부에서 역할을 정리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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