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원내대표 후보로 등록한 박지원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초선 당선자모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인태, 전병헌 원내대표 후보,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 이낙연 원내대표 후보.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안갯속
한명숙·박지원과 오찬 가진 뒤 보도자료
“나는 이변 선택”…친노 ‘조기분화’ 조짐
‘판단 유보층’에 영향땐 경선 ‘예측불가’
한명숙·박지원과 오찬 가진 뒤 보도자료
“나는 이변 선택”…친노 ‘조기분화’ 조짐
‘판단 유보층’에 영향땐 경선 ‘예측불가’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30일 ‘이해찬 당대표-박지원 원내대표 합의’와 관련해 오는 4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박지원 후보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민주당 내 친노 그룹의 한 축을 이뤄온 정 고문의 명시적 의견 표명으로, 원내대표 선거는 예측 불허의 판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 따라 ‘이-박 합의’는 성패의 갈림길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경선 구도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정 고문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해찬-박지원 연대’는 내용이 틀렸다. 하나가 되는 건 ‘기획’에서 나올 수 없다”며 “나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변화와 역동성, 이변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고문은 앞서 한명숙 전 대표, 박지원 최고위원과 점심을 함께 한 뒤 이 보도자료를 냈다. ‘이-박 합의’에 대한 지지 또는 소극적 묵인을 요청하는 두 사람의 설득을 뿌리치고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지원 후보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고문의 공개적 ‘반박지원’ 행보가 ‘이-박 합의’에 대한 ‘판단유보층’의 평가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원내대표 경선은 결국 계파성이 약한 35~40명의 판단유보층이 결과를 가를 것으로 각 후보 진영에선 보고 있다. 현재 박지원 후보 쪽은 친노 직계와 친박지원 그룹, 중간층을 합쳐 70표를 확보해 1차 투표에서 당선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인태·전병헌 후보는 1차 투표에서 40표 정도를 확보해 2차에서 역전극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이낙연 후보도 20~30표를 얻어 박지원 후보에 이은 2위로 결선에 오른 뒤 단일화 효과에 바탕해 승부를 뒤집는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만약 박지원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벌어지면 ‘이-박 합의’는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정 고문의 이런 태도는 4·11 총선 이후 당내 최대 세력으로 자리잡은 ‘친노 그룹’의 조기 분화 움직임을 반영하는 동시에 촉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친노 그룹은 문재인·이해찬 상임고문과 한명숙 전 대표 등을 중심으로 하는 친노 직계와 전병헌·최재성 의원 등이 참여하는 ‘친정세균계’, 문희상·원혜영 의원과 유인태 당선자 등이 포함된 중진그룹 등으로 분류돼왔다. 이 가운데 친노 직계와 친정세균계는 상당수 구성원이 겹치면서 당내 현안에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왔으나, ‘이-박 합의’를 계기로 의견차가 불거지면서 분화 조짐이 나타났다. 친노 직계는 ‘이-박 합의’에 따라 박지원 원내대표를, 반면에 정세균계는 전병헌 후보를 지지하는 흐름이다. 민주당 당선자 114명에 대한 <한겨레> 전수조사에서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 당선자 27명 중 22명이 ‘이-박 합의’를 긍정적으로 봤다. 나머지 5명은 유보적 태도였다. 반면 정세균계로 꼽히는 당선자 14명 중 긍정적 평가를 내린 이는 한 명도 없었다. 부정적 평가가 9명, ‘유보’가 5명이었다. 당 안에서는 앞으로 친노 그룹이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문재인계와 정세균계로 재구성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손학규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겨레> 전수조사에서 손학규계로 통칭되는 10명 가운데 1명을 뺀 9명은 ‘이-박 합의’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손학규계는 대체로 유인태 당선자를 지지하는 쪽으로 의견을 접근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대선주자를 확보하지 못한 여타 그룹에선 원내대표 후보나 지지그룹과의 친소관계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고 김근태 상임고문과 가까운 ‘민평련계’ 14명 중 ‘이-박 합의’ 지지 의견을 낸 이는 1명뿐이었다. ‘친천정배’ 그룹과 ‘486’ 그룹, ‘친정동영’ 그룹 등도 대체적으로 ‘이-박 합의’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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