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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한 IP서 3시간여만에 40대이상 여성만 21명 줄투표

등록 2012-05-03 21:46수정 2012-05-03 22:36

통합진보당이 3일 공개한 현장투표 부정 의혹 사례 증거 사진. 처음에 볼펜으로 작성되어 있던 선거인 명부의 투표관리자 서명 위에 사인펜으로 한꺼번에 다시 서명을 한 것이 확인됐다.(위) 투표지에 적힌 투표관리자의 서명과 개표록에 나와 있는 같은 투표관리자의 서명이 서로 다른 경우도 있었다.(아래)  통합진보당 제공
통합진보당이 3일 공개한 현장투표 부정 의혹 사례 증거 사진. 처음에 볼펜으로 작성되어 있던 선거인 명부의 투표관리자 서명 위에 사인펜으로 한꺼번에 다시 서명을 한 것이 확인됐다.(위) 투표지에 적힌 투표관리자의 서명과 개표록에 나와 있는 같은 투표관리자의 서명이 서로 다른 경우도 있었다.(아래) 통합진보당 제공
위기의 통합진보당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의혹 조사보고서 공개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통합진보당이 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3일 그대로 공개해 누리집에 올렸다. 지난 2일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이 발표한 조사 내용은 이 보고서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이정희·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는 “우리의 허물과 아픈 곳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국민들께 매를 청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라는 관점에서 보고서를 가감 없이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투표자수 582명 오차에 투표소 8곳선 ‘나홀로 개표’도
1명이 투표소 2곳 기록…61곳서 명부조작 의심 정황
온라인 시스템 잇단 오류에도 당 선관위 통제 없어

■ 동일 아이피 중복투표와 소스코드 수정으로 신뢰성 잃은 온라인투표 전체 투표의 85%에 해당하는 온라인투표의 핵심적인 문제는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아이피(IP)에서 중복투표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중복투표가 이뤄진 특정 아이피의 투표 수는 나머지 개별 아이피의 투표 수를 압도할 정도로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투표 참여자 1명이 1대의 컴퓨터를 이용하기 어려운 현장이나 사업장에서 공용 컴퓨터로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런 결과를 정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중복투표가 이뤄진 한 아이피에서는 모두 47명이 투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아이피에서는 앞사람이 투표한 지 13초 만에 뒷사람 투표가 이뤄지기도 했다.
39명이 투표한 것으로 확인된 다른 아이피에서는 경기도 안산시의 당원이 투표한 지 48초 만에 서울 송파구의 당원이, 다시 41초 뒤에 경기 의정부시에 사는 당원이 투표했다. 대리투표 등 부정 의혹이 짙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다른 아이피에서는 3시간25분 만에 70대 10명을 포함해 40대 이상의 여성만 21명이 투표에 참여하기도 했다. 누군가 이들의 명단과 개인정보를 입수해 같은 컴퓨터로 한꺼번에 대리투표를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투표 직후부터 논란을 빚은 소스코드(프로그램 설계도에 해당) 수정은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은 투표 시스템 관리업체와, 선거관리 업무와 무관한 당직자의 개입 탓에 의혹을 더욱 키웠다. 3월16일 아침 8시께 업체는 당직자의 요청으로 투표 프로그램에 투표진행 현황 모니터링 시스템을 추가했다. 이튿날 오후 1시에는 모니터에 보이는 후보의 색상과 간격 구분 등이 수정됐는데, 이는 일부 시·도당과 지역위원회의 요청 때문이었다. 심지어 이 수정작업 뒤엔 일부 컴퓨터에서 특정 후보만 보이는 오류가 5분가량 지속됐는데, 그동안 23명이 투표를 했다. 23표 모두 특정 후보를 찍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다음날에도 중앙당 실무자의 요청으로 투표안내창의 이미지 동작 오류를 수정했다. 이렇게 투표 도중에 투표함을 여는 것과 마찬가지인 일이 연속적으로 발생했지만,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전혀 통제하거나 지휘하지 못했다.

3월14일 오전 10시40분께엔 투표 시스템에 오류가 생겼다. 현장투표의 첫 기표자를 투표 프로그램에 등록하자, 아직 투표하지 않은 사람 모두가 현장투표를 한 것으로 처리된 것이다. 30여분가량 시스템 접속을 중단시키고 오류로 인한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수정했지만, 온라인과 현장투표가 중복된 사람(1명)도 있었다. 또한 투표시스템에 기표하지 않은 현장투표 582표가 확인돼, 온라인투표와 이중투표가 더 많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장투표선 대리투표에 무효표 유효처리까지 진상조사위가 확인한 현장투표의 부정선거 유형은 온라인투표보다 더욱 다양하다. 투표소 12곳에선 투표용지가 분리되지 않은 채 2~6장씩 붙은 채 뭉텅이로 투표함에 들어간 투표용지가 발견됐다. 진상조사위는 “투표용지를 한 장씩 받고 정상적으로 투표했을 경우에는 절대 투표함에 들어간 투표용지가 붙어 있을 수 없다”며 “누군가 대리로 투표를 했다는 것으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무효표를 유효로 처리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투표소 12곳에서는 투표용지에 선관위원장 직인이나 투표 관리자의 서명이 없는데도 유효로 처리했다. 복수 후보를 찍거나, 볼펜으로 기표한 위에 기표용구를 재사용한 경우, 누구에게도 기표하지 않은 경우, 번호표를 떼지 않은 투표용지를 유효로 처리한 투표소도 8곳이었다. 투표소 4곳에선 관할 선관위가 제공하는 기표도구 대신 볼펜이나 사인펜 등으로 ○, ∨ 등으로 기표했고, 3곳에선 복수의 기표도구를 사용하기도 했다. 투표인 수와 투표용지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현장투표함 전체를 무효화해야 하는데도, 투표소 2곳에서는 이를 유효로 처리했다. 투표용지를 교부하기 전엔 선거인 명부에 투표관리자와 선거인이 모두 서명을 해야 하는데, 한 투표소에선 투표관리자나 선거인의 서명이 없는데도 유효로 인정한 경우도 있었다.

투표소 관리자의 ‘신출귀몰함’이 드러난 곳도 많았다. 지역 두 곳에선 선거사무원 한 사람이 투표소 두 곳의 투표록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표록은 투표용지 보관·관리 상황, 투표관리자의 근무시간, 투표 진행상황 등을 기록하는 것인데, 물리적으로 같은 시간에 한 사람이 두 곳의 투표록을 작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투표소 8곳에선 선관위원과 참관인 입회 없이 1명이 개표와 개표록 작성을 도맡았다. 투표소 3곳에선 후보의 득표수를 부풀려 집계하거나, 유효표를 무효로 처리했다.

진상조사위가 명백히 선거결과 조작으로 결론 내리진 않았지만, 투·개표록 및 선거인 명부가 조작된 것으로 의심되는 투표소가 전체 150개 가운데 61곳이나 됐다. △선거인 명부의 투표관리자 서명이 볼펜으로 돼 있는데, 그 위에 사인펜으로 덧칠하듯 서명한 경우 △동일인의 서명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글씨체가 다른 경우 △투표관리자의 서명을 모방한 것 같은 글씨체 △선거인 명부의 선거인 서명이 대리서명으로 의심되는 경우 등이었다.

진상조사위는 “향후 선거에 대비해 투표 시스템 재선정, 당원명부 정리, 투표관리 재정비 등의 조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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